가이아의 고동 : 열차에 오른 자
2021-09-15
흐릿한 빛을 발하는 전구는 흔들, 흔들.
당신은 그 소리에 맞춰 깜빡, 깜빡.
깜빡, 깜빡…
당신은 그 소리에 맞춰 깜빡, 깜빡.
깜빡, 깜빡…
장르: CoC
감독: 양요
출연: 엘리엇 다 린드그렌, 크레센티 다 프림로즈
<
…
...
규칙적으로 덜컹거리는 울림. 희미하게 들리는 모터 소리.
오직 침묵 속에서만 들을 수 있는 작은 소음들이 바닥에 누운 당신의 귀를 끊임없이 두드립니다.
천장에 달려 흔들리는 전구는 홀로 깜빡깜빡.
그 아래에 앉은 누군가는 당신을 싸늘하게 내려다보고 있군요.
당신은 싸늘한 시선 아래서 흐리게 점멸하는 전구에 맞춰 눈을 깜빡입니다.
그것은 무엇도 기억하지 못하는 당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입니다.
흐릿한 빛을 발하는 전구는 흔들, 흔들.
당신은 그 소리에 맞춰 깜빡, 깜빡.
깜빡, 깜빡.
깜빡, 깜빡….
…
…
...
☽
W. 냠맹
KPC 엘리엇 다 린드그렌
PC 크레센티 다 프림로즈
☽
규칙적으로 덜컹거리는 울림.
희미하게 들리는 모터 소리.
당신은 창밖에서 빛 한 줌 들어오지 않는 작은 공간에 누워 흔들리는 전구를 바라봅니다.
배선에 문제라도 있는지 미약한 빛을 내뿜는 전등은 금방이라도 꺼질 것처럼 깜빡거리는군요.
그러고 보니, 그 사람은 어디 간 걸까요?
구석에 서서 당신을 싸늘하게 내려다보던 그 사람 말입니다.
그가 사라진 지 얼마나 지났죠?
정신이 들고 시간이 얼마나 지난 걸까요?
지금은 낮인가요, 밤인가요?
무엇보다, 여기는 어디죠?


기준치: | 70/35/14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은 2시간이 더 지나서야 몸을 일으킬 수 있게 됩니다.

당신은 아무것도 기억해내지 못합니다.
자신의 이름까지도요.
당신은 자신 안에 있는 커다란 공백을 느낍니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떠오르는 것이 없습니다.
나는 누구죠?
어떤 사람이었죠?
대체 왜 여기에 누워있는 건가요?
당신이 걸치고 있는 것은 반팔 티셔츠와 주머니 없는 면바지뿐입니다.
아무것도 신지 않은 맨발을 타고 바닥의 냉기가 올라옵니다.

몸을 일으키면 주위를 둘러봅니다.
앞뒤로 문이 달린 긴 직사각형의 방이군요.
바닥은 계속 규칙적으로 덜컹거립니다.
양옆의 벽에 달린
창문
너머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당신이 누워있던 자리 주변에 철제
상자
몇 개가 아무렇게나 던져져 있습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바로 서면, 그제야 제가 누워있던 자리 주변의 상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느리게 걸어 철제 상자 앞으로 향한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이성 1 감소합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1/0/0 |
굴림: | 26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85/42/17 |
굴림: | 7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곳이 열차의 내부인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당신은... 짐일까요?



가시를 꺾으려고 하자 격통이 몰려옵니다.
hp -2, 이성 -3.
아찔한 통증에 순간 흐려질 뻔한 정신을 다잡으면,
당신의 손에는 부러진 가시가 쥐어져있습니다.
꺾은 자리를 만져보면 꺼끌꺼끌하게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부러뜨린 가시를 계속 지니고 있을 수도, 버릴 수도 있습니다.

(나는… 살아있구나.) … (가시를 상자 안에 넣고 한쪽 문 앞으로 걸어간다.)
당신은 가시를 상자 안에 두었습니다.
방에는
뒤로 향하는 문
과 앞으로 향하는 문
이 있습니다.


당신이 손잡이를 옆으로 밀면 문은 자연스럽게 열립니다.
어쩐지 건너에서 묘한 쇠 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 피? (왜 이런 생각이 드는지는 알 수 없었다.) … (아닐 거야.)
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약 3m 정도 앞에 놓여있는 또 다른 문입니다.
문에 달린 창문 너머로 빛이 새어 나옵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6/33/13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이성 1 감소.
통로를 빠져나가기 위해 맞은편의 문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 (문을 연다.)
문을 열자 종이 냄새가 훅 끼칩니다.
칸을 가득 채운 책장과 책장을 가득 채운 서적들.
비좁은 공간은 빡빡하게 들어찬 책장으로 인해 더욱 비좁아 보입니다.
아까와는 전혀 딴판인 밝고, 아늑한 공간입니다.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당신이 안으로 들어오면,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립니다.

돌아보면 벽에 기대있는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아, 누워있었을 때 당신을 내려다보던 그 사람입니다.
아름답고 차가운 얼굴을 가진 그 사람은 싸늘한 눈빛으로 당신을 훑어 내립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 들어오면 안 되는 곳인가요?




(고개를 약간 들었다가 가까워진 모습에 다시 폭 숙였다. 왜? …왜 다가오지?) 당신의 이름은요?


엘리엇. 나를 깨우려 했나요? 나는…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아. 내가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왜 이곳에 있는지까지.
…… 난 (목소리가 더 작아졌다.) …살아 있는 걸까. (시선을 떨군다.)

정 궁금하면 알아서 찾아보는 게 어떤가? (책장을 향해 고갯짓한다.)
그때, 건너의 문이 열리고 너머에서 무언가가 다가옵니다.
어딘가 인간을 닮은 덩어리입니다.
몸체와 다리로 추정되는 것은 거의 일체화되어 긴 원기둥의 형태를 보이고 있고,
바닥에 달린 커다란 바퀴가 돌돌 구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옷 비슷한 것을 걸치고 있지만, 거의 삭아 본래의 형태를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은색으로 빛나는 얼굴에는 눈동자 대신 카메라 렌즈가 박혀 있고,
벌어져야 할 입이 있는 자리에는 검은 스피커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아, 아마도 저건...

입에 달린 구멍에서 예상했던 기계음이 새어 나옵니다.
인간을 닮게 만든 기계장치군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그는 의문에 빠진 당신에게 전혀 관심을 주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고 의사 표현을 합니다.
이후 기계장치 시종은 끼릭거리는 소음을 내며 왔던 문 너머로 돌아갑니다.
엘리엇은 기계 시종을 따라 문으로 향합니다.

그 말을 던지곤 당신을 한번 돌아보지 않고 문 건너로 사라집니다.


기준치: | 85/42/17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엘리엇은 당신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 심지어 익숙하고 당연한 것마냥 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기계장치는 엘리엇을 엘리엇님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는 자신에 대해, 그리고 이 열차에 대해 무언가 알고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더불어 당신은 엘리엇이 했던 말을 떠올립니다.
“직접 찾아봐.”
이 서고 안에 무언가 힌트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엘리엇이 알려주지 않은 이야기들 말이에요.

아..

1회 자료조사를 시도할 경우 5분이 소요됩니다. 실패할 경우 10분이 소요됩니다. 이후 책을 읽는 데에 추가로 5분이 소요되나, 두꺼운 책의 경우에는 시간을 좀 더 들여 자세히 읽어볼 수 있습니다.

처음은. (서적 사이에서 엘리엇이 언급된 책, 혹은 문서를 찾아본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4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모든 ■■■ 위■ 열차에 오를 ■■이 선■■■다. 그의 ■름은 엘리엇. 인류 최후의 ■■■ 받아 열차■ 올라타는 그를 “신■ ■■”라 부르■ ■■ ■■다. 하얀 ■을 입고 ■■■ 올라■ 그는 ■■■ 영원히 신■ 함께■■ ■■ ■■■이다. 하지만 이 ■■ ■■■ 부■■■로 바■■■ 자 ■■ 분명 존재■다. 그가 자■■ 의무를 ■■고 열차■■ 뛰■■■■■도 ■■, ■■는 ■■ 썩어■■ ■ ■에서 ■■■게 될■■ ■■다. 그■기 때문에 열차에 ■■ 기계■종의 수를 늘리자■ 의■■ 점■ ■■■며…
워낙 낡아빠진 종이이기 때문에 알아낼 수 있는 내용은 거의 없습니다. 알 수 있는 것이라고는 엘리엇이 신문에 날 정도로 유명인이었다는 것 정도로군요.

책장에 비스듬하게 꽂힌 종이 뭉치를 발견합니다. 열차 내부 지도로 보입니다만, 반으로 나뉘어있는지 뒷페이지는 찾을 수 없습니다. 다행히도 식당의 위치 정도는 나와 있군요. 아래쪽에는 짧은 메모가 적혀 있습니다.
당신은 인류의 마지막 희망입니다. 부디 예언을 따라, 순환 열차에서 당신의 의무를 다해주길 바랍니다.
── 635년 03월 17일. 테일러 에반.
테일러 에반?
테일러 에반이 누구죠?
이 사람에 대한 책을 찾아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신이 보살피지 않는 땅에는 죽음이 도사리리라!”
두꺼운 예언서를 찾아냅니다. 지은이는 테일러 에반. 낡고 오래된 책이어서인지 뽑자마자 페이지가 후두둑 떨어져 내립니다.
한 페이지 당 5분을 소요해 남은 페이지의 일부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 아래의 세 페이지 외에는 손상이 심해 제대로 읽을 수 없습니다.


『...썩은 땅에는 작물이 자라지 않았고, 그곳에서 살던 자들은 병을 얻어 죽어갔다. 이 최악의 재앙 앞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최후의 도시로 모이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인구가 과포화된 도시 또한 다른 방식으로 멸망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었다. 모든 이가 가난했기에 남을 상처입히는데 망설임이 없었다. 곧 축복의 도시는 곧 가난과 기아, 범죄의 도시가 되었으나, 그런데도 피난민은 끊이지 않았다. 국가는 국가의 개념으로 서 있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 땅에 사는 모든 인간의 목표는 곧 생존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신의 자비 없이 인간은 살아갈 수 없다는 말인가?』


『 이 모든 사태의 원인으로는 신의 부재를 꼽을 수 있다. 지탱하던 자들이 사라졌으니 세계가 썩어 문드러지는 것이다. 완전히 썩어버린 땅에는 햇빛조차 드리우지 않았다. 미쳐버린 어떤 인간들은 땅굴을 파며 썩지 않은 땅을 찾기도 했으나, 그것은 도리어 죽음을 앞당기는 행동이었다. 당연하지 않은가, 뿌리부터 썩어버린 땅을 파헤친다 하여 무엇을 얻을 수 있단 말인가.
아직 떠나지 않은 신을 붙잡으며 애원하는 자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 어리석은 자들이 생을 마감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를 사랑하지 않기에, 인간은 절대 신을 붙잡아둘 수 없다. 신들에게 있어 우리는 이 땅에 기생하여 살아가고 있는 벌레와 같은 것. 결국 모두가 떠난 후 신이 부재한 이 땅에서 살아남을 생명체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파멸로 내달리는 땅에서 마지막 존엄을 위해 살아가는 것뿐이다…
그리고 그런 인간에게 마지막 예언이 내려왔다.』


『 ...순환열차는 인류의 마지막 희망이다. 그 열차에 올라타고 싶어 하는 인간들은 많았으나, 우리는 예언에 따라 선택받은 한 명만을 열차에 태웠다. 가장 아름답고 우수한, 사랑받아 마땅한 인류의 결실. 그가 승차한 열차가 달리는 한 등불은 영원히 꺼지지 않을 것이며, 등불이 꺼지지 않는 한 최악의 희망을 품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인류 최후의 예언이리라. 』

마침 열차 전체에 거친 벨 소리가 울려퍼집니다.
기계음이 섞인 소름 끼치는 고음의 멜로디와 한계까지 높인 볼륨에 귀가 아프군요.


기준치: | 65/32/13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이성 1 감소.
조금 시간이 지나자 벨 소리는 멎고, 스피커에서 기계음이 섞인 안내 방송이 흘러나옵니다.
“식사 준비가 끝났습니다. 엘리엇 님, 식당으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아까 말했던 식사 시간이 다가온 걸까요?


기준치: | 85/42/17 |
굴림: | 8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매번 식사 시간마다 이와 같은 방송이 울리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가집니다.
상당히 비효율적인 시스템이군요.
귀도 아프고 말이에요.
아까 살핀 지도를 참고해 식당으로 향합니다.
서재를 빠져나와 긴 복도를 걷습니다.
복도의 한쪽 면을 창문이 뒤덮고 있습니다.
창밖은 여전히 어둡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테일러 에반의 예언서를 읽은 당신은 문득 멸망한 세계에 대해 떠올립니다.
낮이 찾아오지 않고 썩어버린 땅.
그곳을 지나고 있다면 딱 지금과 같은 풍경일지도 모릅니다.
세계는 정말 멸망한 걸까요?
...
창문의 반대편에는 두 개의 문이 달려 있습니다.
작은 방
과 큰 방
둘 다 창문에 커튼이 쳐져 있어 안쪽을 엿볼 수 없습니다. 큰 방의 문에는 어째 튼튼해 보이는 자물쇠가 채워져 있군요.
지나가나요?

작은 방의 문은 쉽게 열립니다.
잠겨있진 않은 것 같지만, 안으로 들어가나요?
엘리엇이 식당에서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방 안으로 들어갑니다.
안을 둘러보면,
뒤에서 목소리가 들립니다.

라고 말하는 엘리엇의 얼굴은 굉장히 싸늘합니다.

호감도가 더 깎인 것 같군요.

엘리엇은 당신을 데리고 식당으로 향합니다.
...
...
식당이라 했으나, 정 가운데에 놓인 테이블을 제외하곤 아무것도 없는 썰렁한 방입니다.
엘리엇 혼자 식사하기 때문이라고 해도 너무 비어있어 보입니다.
가운데 놓인 테이블의 건너편에 엘리엇이 앉습니다.
맞은편에 놓인 의자 옆에는
곰 인형
하나가 기대어 있고, 서재에서 봤던 기계장치 시종 셋 정도가 테이블로 음식을 나르고 있습니다.
이 열차에 저 고철 덩어리가 몇 개나 있는 걸까요?
엘리엇은 고개를 까딱이며 말합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심한 공복을 느낍니다.
꼬르륵…
부끄러운 소리가 울려퍼집니다.

테이블 위에는 간소한 음식이 차려져 있습니다.
김이 올라오는 스테이크와 콘스프, 소스가 뿌려진 샐러드 조금.
구운 것으로 보이는 통감자.
부드러운 음식 냄새가 당신의 식욕을 자극합니다.

거의 사람 크기만 한 지저분하고 낡은 곰 인형입니다.
단추 하나가 풀려 떨어진 건지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 실이 길게 늘어져 있습니다.
묘하게 섬뜩한 모습입니다.


기준치: | 64/32/12 |
굴림: | 5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성 감소 없습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61, 85, 60 |
+2: | 보통 성공 |
+1: | 보통 성공 |
0: | 보통 성공 |
-1: | 실패 |
-2: | 실패 |
인형치고는 좀 더 묵직한 것 같습니다.

인형을 끌어안으면,
“안녕, 오늘 식사도 맛있었어요.”
하고 기계음이 새어 나옵니다.
아, 배를 누르면 목소리가 나오는 장치의 인형인 모양이네요.
여러 번 버튼을 눌러볼 수 있습니다.

(꾹)
“배가 너무 고팠어요.”

(꾹..)
“잘 먹겠습니다.”

엘리엇은 덤덤한 얼굴로 배를 채우고 있습니다.

“좋은 아침이에요.”

“오늘도 사랑해요.”

당신은 콘스프를 떠 먹었습니다.
스프에 딱딱한 옥수수 알갱이가 굴러다니네요.
스테이크를 썰어 입에 넣으면 고기 비린내가 납니다.
샐러드는 다 시든 야채들로 만들었는지 군데군데 까맣게 죽은 것이 보이며,
심지어 감자는 제대로 구워지지 않아 포크가 들어가지도 않는군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1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스테이크에서 나는 고기 비린내는 오래된 냉동 고기 냄새입니다.
혹시, 여기 있는 음식 전부 냉동식품을 조리한 것은 아닐까요?
그 정도라면 고철 덩어리라도 충분히 만들 수 있겠지요.
맞은편의 엘리엇은 익숙하게 고기를 잘라 먹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는 이런 음식만을 먹으며 지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62 |
판정결과: | 실패 |
덤덤히 먹는 모습을 보니 어쩌면 그의 입맛에 맛을지도요?





나를 싫어하죠.

괘씸하게는 생각하고 있다네.


자네는...
신이 이 땅을 떠났기 때문에 세계가 멸망하고, 그 때문에 열차에 갇혀 있다면 넌 신을 원망할 건가?


엘리엇은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그와의 식사는 즐거운 시간이었나요?
배가 부르니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습니다.
테이블에 금이 가 있는 것이나 바닥에 떨어져 있는 작은 자기 조각 같은 것 말입니다.



미안, 해요. (기억이 나지는 않았으나 제가 했다는 말을 들었으니 사과부터 하고) … 치울게. (어깨가 축 처졌다. 시무룩한 표정을 하고는 자기 조각을 주섬주섬 주워든다.)

밥도 다 먹었으니 난 가보겠네만... 따라오진 말게.
그렇게 말한 엘리엇은 문 뒤로 사라집니다.
아직 사라지진 않았습니다.

……아니야. 그냥. 헛소리였어. (잠시 말이 없다가) … 잊어버려서 미안해. (자기 조각을 주워서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다른 쪽 문으로 걸어간다.)

되었어. 그 말 역시 수도 없이 들었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발걸음을 옮긴다.)
혼자 남은 당신은 열차 내부를 좀 더 조사할 수 있습니다.
앞쪽의 문은 건너간 엘리엇이 잠가버려 열 수 없으나, 지나쳤던 장소 중에서 가고 싶은 곳을 살피거나 서재로 가 읽지 못했던 책을 마저 읽을 수도 있습니다.

다시 복도로 돌아와 작은 방으로 향합니다.
여전히 열려있습니다.
바닥에 깔린 양탄자 위로 1인용
침대
와 작은 책상
만 놓여있을 뿐인데, 작은 방이 거의 가득 차 있습니다.









기준치: | 85/42/17 |
굴림: | 8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서재에서 읽었던 예언서의 년도는 분명 635년이었을 텐데요.
그렇다면 예언이 내려진 후, 거의 천년 가까이 지났다는 의미인가요?


기준치: | 64/32/12 |
굴림: | 6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성 1 감소.


가루가 떨어져 내리는 바닥을 바라보면 당신은 문득 발에 무언가 채이는 것을 느낍니다.

작은 은색의 열쇠입니다.
그러고 보니 잠겨서 열리지 않던 방이 하나 있었지요.

열쇠를 주웠습니다.
옆방으로 가볼까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6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큰 방 안쪽에서 미묘한 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기분 탓일까요?
열쇠로 자물쇠를 열 수 있습니다.

싫어하려나요. 어쩌면 아무런 감정도 가지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열쇠를 끼워 넣으면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자물쇠가 풀립니다.
...
다른 잠금장치는 없는지, 당신이 문을 밀면 스르륵 열립니다.
안쪽은 불빛 하나 없이 어둡습니다.
당신이 안쪽을 들여다보려고 하면 복도의 전등이 파직, 하는 소리와 함께 꺼지고
암흑 속에 갇히게 됩니다.
그런데도 안쪽으로 좀 더 들어갈 수 있습니다.

…나. (누구라도 부르고 싶어. 누구도 부를 수 없어. 쥘 손도, 잡을 물건도 없는 암흑 속에서 한 발짝, 두 발짝 움직여 앞으로 나아갔다.)
한발, 한발 내딛던 당신은 물컹하고 딱딱한 무언가를 밟습니다.
맨발을 타고 전해져오는 섬뜩하고 차가운 감각에 쭈뼛, 머리카락이 곤두섭니다.


기준치: | 63/31/12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성 1d3 감소.

다행히 문 근처의 벽을 더듬다 보면 금방 스위치를 찾을 수 있습니다.

… 무서워. (들어줄 사람은 없어. 알아. 일어나야 해.)
(벽에 한 손을 짚고 일어섰다. 눈을 감고 벽을 더듬는다. 곧 스위치를 찾았고,) … 불을 켜면.
…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불을 켰다.)
...
다행히?
누르면 팟, 하고 불이 켜지고 시야가 하얗게 번득입니다.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던 당신은 조심스레 다시 눈을 뜹니다.
그곳에는 인간 무더기가 있습니다.
정확히는 시체 더미입니다.
열차가 덜컹거릴 때마다 미세하게 흔들리는,
더 이상 생명이라 부를 수 없는 그 고깃덩어리들은 차갑게 식어 있습니다.
큰 방의 한 벽면을 전부 뒤덮다 못해 아래로 굴러떨어진 시체도 있으며,
더미의 틈 사이로 무게로 인해 짓눌려 찌부러진 시체들도 보입니다.
거대한 생명체처럼 뭉쳐있는 그 무리를 보며 공포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성 1d5 감소.



기준치: | 70/35/14 |
굴림: | 88 |
판정결과: | 실패 |
등골이 오싹해짐을 느낍니다.
시체는 모두 당신의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곳에 쌓인 것은 전부 크레센티 자신의 시체입니다.
일순 자신과 꼭 닮은 색의 무감한 눈동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기준치: | 58/29/11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이성 1d10 감소.

5


기준치: | 70/35/14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온 방을 가득 채운 당신의 시체들이 순간 당신을 노려봅니다.


기준치: | 53/26/10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성 1d8 감소.
하지만 한번 눈을 깜빡이면 그것들이 환각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시체들은 얌전히 제 자리에 있을 뿐입니다.

당신은 언제나 제정신입니다.
그때 스피커가 울립니다.
점심 식사에 초대하던 안내 방송과 같은 볼륨으로 크게 울리는 전자음.
귀를 찌르는 날카로운 멜로디.
동시에 기계음의 안내 방송이 울려 퍼집니다.
“지금, ---터널을 빠져나왔...습니다. 곧바로 ---...역을 지납니다. ”
“다시 --- --- … … 안내합니다. 곧바로 ---... ...지납니다.”
터널이라니요?
이게 무슨 소리죠?
의문을 표하기도 전에 갑작스럽게 창문 밖에서 빛이 쏟아집니다.
인공적인 조명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자연광,
그리고 태양의 빛 아래에, 수많은 인간이 있습니다.
…
…
...
환호하는 자, 울고 있는 자,
감동한 얼굴로 기차를 향해 팔을 뻗는 자,
깃을 흔들며 무언가 외치고 있는 자
온갖 인간들이 금방이라도 기차를 덮칠 것처럼 환호하며 함성을 내지르고 있습니다.
열차 안임에도 불구하고 희미한 함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열차는 멈추지 않고, 그런 그들의 곁을 빠르게 달리고 있습니다.
당신을 열차를 따라 달리다 넘어지고도 활짝 웃고 있는 어린아이를 보게 됩니다.
아아, 하늘에서 쏟아지는 찬란한 햇빛과 푸른 땅.
정차역을 지나치고 있는 열차.
감격스러운 얼굴을 가진 수많은 인간.
살아있는 인간 무리.
아,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돌아볼 틈도 없이
뒤통수를 가격하는 강한 통증에 그대로 바닥에 쓰러집니다.
…
…
...
당신은 통증 속에서 겨우 눈을 뜹니다.
뿌연 시야 속에서 붉은 액체가 바닥에 퍼지고 있습니다.
몇 번 눈을 깜빡이며 초점을 맞추던 당신은
그제서야 시체 더미 사이에 묻혀있는 깨진 뒷통수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 옆에 하얀 구두를 신은 사람이 서 있습니다.
겨우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면 둔기를 들고 차가운 눈으로 당신을 내려다보는 엘리엇이 보입니다.
대체 왜?
그런 의문을 발설할 힘조차 없습니다.
그저 눈을 깜빡이며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 같은 의식을 붙잡고 있을 뿐입니다.
어쩐지 엘리엇의 중얼거림을 들은 기분이 듭니다.

라고 하는, 악문 이 사이로 흘러나오는 절규 같은 것.

눈을 감으면, 이윽고 엘리엇이 다시 피 묻은 둔기를 높게 들어 올립니다.
그리고 몇 번의 둔탁한 타격음이 열차 안에 울려 퍼집니다.
…
…
규칙적으로 덜컹거리는 울림.
희미하게 들리는 모터 소리.
오직 침묵 속에서만 들을 수 있는 작은 소음들이 바닥에 누운 당신의 귀를 끊임없이 두드립니다.
천장에 달려 흔들리는 전구는 홀로 깜빡깜빡.
그 아래에 앉은 누군가는 당신을 싸늘하게 내려다보고 있군요.
당신은 싸늘한 시선 아래서 흐리게 점멸하는 전구에 맞춰 눈을 깜빡입니다.
그것은 무엇도 기억하지 못하는 당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입니다.
흐릿한 빛을 발하는 전구는 흔들, 흔들.
당신은 그 소리에 맞춰 눈을 깜빡, 깜빡.
깜빡, 깜빡.
깜빡, 깜빡…
ANOTHER ENDING. Next route… …
엘리엇 생존, 크레센티 생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