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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Good Luck

2023-07-01

가을 휴가를 앞둔 여러분은 메사추세츠의 숲을 낀 도시에 위치한 별장을 대여합니다. 타인 소유인 별장을 대여한다는 점이 평범한 휴가와 다른 자극이 되지 않을까요? 가을 숲길을 따라 운전하면 해질녘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초대장 메일에 적혀 있던 문구가 귓가에 들리는 듯 하네요. 즐거운 가을 휴가 보내세요! 귀하의 행운을 빌며.

장르: CoC

감독:

출연: 유, 재앙, 백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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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숲길을 따라 운전하면 해질녘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날은 조금 흐리고 때때로 옅은 비가 스칩니다.
축축하고 생기있는 향이 열어둔 창을 향해 끊임없이 스며듭니다.
여러분은 웨이드 부부의 저택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별장 대여 서비스 사이트에서 발견한 이 저택은 메사추세츠 주의 한 숲에 위치합니다.
별장 주인 웨이드 부부는 이 별장에서 얼마나 낭만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지, 수려한 말솜씨로 설명을 써놓았습니다.
여러분이 대여한 기간은 11월 1일부터 총 열흘입니다.
웨이드 부부는 열흘간 타히티에서 가을 휴가를 즐길 예정이며 그들의 경고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식료품은 자유롭게 먹어도 되지만 와인은 7병까지. 기물 파손 금지.
2. 청소를 확실하게 해줄 것.
3. 손님방만 사용하고 부부의 침실은 사용하지 말것.
4. 지하실은 안전상의 이유로 접근하지 말 것.
p.s 즐거운 가을 휴가 보내세요! 귀하의 행운을 빌며.
실제 집안에는 보안 시스템이 작동 하고 있으며 그 점은 양해를 구한다고 합니다.
조금 찜찜하긴 하지만 현대인이라면 지켜줄만한 사항 아닐까요?
재앙:(섬을 하나 빌릴 것을. 빌어먹을 비 탓이다. 한껏 곤두선 신경을 잠재우고 핸들을 돌린다. 날을 잘못 골랐군.)
유:(옆좌석에 앉아 흘끗 눈치를 보다가 앞유리로 시선을 돌렸다. 제 앞이라고 성질을 누르려 하는 모습이었으나, 전혀 달갑지 않았다. 입을 꼭 다문다.)
가는 길은 솔직히 고된 편입니다.
아스팔트가 끊긴 곳에선 웨이드 부부가 보내준 사진과 특별한 표식(나무의 표지판이나 o,x표시)으로 숲속에 숨겨진 별장을 찾아갑니다.
이는 사유지 전부를 숲에 할애하고 별장을 자연에 녹여내기 위한 설계라 하네요.
재앙:(힐긋 물병에 눈짓한다. 그 긴 운전에도 한번 마시질 않은 새 것.) 열어주겠니?
유:네에. (물병 뚜껑을 열어 건넨다.) 애쓰시네요. 이런 날.
재앙:넌 아닌척하는구나. (손에 물병이 들어오고 한모금 마신뒤 다시 내민다)
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7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마치 숨기 위한 요새 같단 기분이 듭니다.
별장에 도착하면 이른 저녁이 되어 있습니다.
현관 램프에 불이 들어와 있는 것이 보입니다.
집에 사람이 있네요.
웨이드 부부가 집을 비워준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걸까요?
재앙:(켜두고 간건가? 들으라는듯 현관문을 조금 세게 똑,똑)
유:(물병을 받아들고 뚜껑을 닫아 옆에 두고선 천천히 내린다.) 안에 누가 있는 걸까요. 예약은… 비서님께서 하셨을 텐데. (사박사박 걸어 옆으로 향한다.)
재앙:(실수할 리가 없는 사람이다.) 이상하군.
문을 두드리면 곧 안에서 누군가 나옵니다.
알렉스 웨이드:(문 활짝) 오, 드디어 오셨군요. 딱 맞춰 오셨습니다. 손님 여러분! 마침 저녁 식사가 준비된 참입니다.
재앙:비워주는 줄 알았는데 착오가 있었군요. 반갑습니다. (슬 한쪽 눈썹이 까딱 거렸으나 이내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온다) 냄새가 아주 좋군요.
유:…. (오늘은 다른 사람을 상대하기 싫다. 가볍게 인사만 건네고 재앙 뒤에 슬쩍 숨는다.)
헬렌 웨이드:여보, 손님 오셨어? 아아. 어서 오세요. 저희는 오늘 밤 비행기로 떠날 예정입니다. 저녁 대접만 하고, 아앗. (무언가 타는 냄새에 후다닥 안으로 들어간다.)
알렉스 웨이드:(살짝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가 곧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웃어보인다.) 들어오시죠. 집안 소개라도 해 드리겠습니다.
재앙:먼저 손님방 부터 소개 받았으면 하는데. 어딥니까.
알렉스 웨이드:손님방은 2층입니다. 자아, 이쪽으로.
재앙:(알아서 따라오겠지. 지체없이 이동한다.)
헬렌이 요리를 마무리하는 동안,
알렉스는 응접실과 거실, 2층에 있는 손님방을 간략하게 소개해줍니다.
집을 돌아보고 다시 1층으로 내려오면,
식당의 식탁에 요리들이 차려져 있습니다.
메인인 로스트 비프와 구운 야채, 요크셔 푸딩 등….
… 음, 최선을 다해 차린 요리 같네요.
적어도 유가 차린 요리보다는 낫습니다.
재앙:환대에 감사드립니다.
알렉스 웨이드:운 좋게도 좋은 식재료를 구했답니다. 대접해드릴 수 있어 기쁩니다.
재앙: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4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부인의 왼팔에 자리잡은 붕대가 눈에 띕니다. 그는 알렉스의 말을 듣고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며 자신의 상처 입은 팔을 문지르다가 시선을 듭니다.
유:(구운 피망을 바라보다가 딱 하나만 집어 입에 넣었다. … 골고루 먹어야 하니까.)
재앙:(먹긴 먹는군, 안먹을 줄 알았는데. 느리게 음식을 가져다 먹는다. 비오는 날마다 단단히 속이 뒤집어지는 탓에 거의 먹는 시늉에 가깝다)
헬렌 웨이드:(눈치..) 혹시 입에 안 맞으시나요?
재앙:들켰습니까? 피곤해서 그런지 입맛이 없군요. (능청스러운 답변) 냄새만 맡아도 배부른 기분이네요. (울렁이는 속에 물잔만 깔끔히 비운다)
유:(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낯으로 눈만 깜박이다가 로스트 비프도 조금 덜어 먹었다. 덜어낸 음식을 반쯤 먹은 후에야 입을 연다.) 맛있어요. 회장님께서는 본래 식사 시간에 말을 거의 하시지 않는 편이라. (아니다.) 오해는 말아주세요.
재앙:
심리학
기준치: 70/35/14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헬렌 웨이드:아하하. 마음에 드시지 않는 게 아니라면 다행이구요. 이해해요. 피곤하면 입맛도 없고, 쉬고 싶죠.
KP:부부를 살펴보면, 이 부부는 우리를 반기고 있는 건 틀림없지만 무언가를 아주 두려워하고, 불안해 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알렉스 웨이드:흠. 흠. 그렇죠. (빤히 보다가 조금 더 대하기 쉬워 보이는 어린 이에게 시선을 돌린다.) 맛있게 드시니 보람이 있군요.
재앙:좋은 식재료로 차려 주셨는데 먹질 못해 죄송하군요. 팔을 식재료를 얻다가 다치신건 아니시겠죠? (제법 농담섞인 투)
헬렌 웨이드:아아, 아니요. 재료는 마트에서 사 오는걸요. (선해 보이는 눈을 가늘게 휘며 웃었다.) 가벼운 … 화상이에요.
(이어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두 분은 인생에서 겪는 좋은 일들에 대해 생각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유:(예의상 반응한다.) 좋은 일?
재앙:대부분의 좋은일은 이전에 했던 일을 기반으로 생겼던 듯 한데. 헬렌씨 생각은 어떤가요?
유:(네에. 나쁜 일도 이전에 했던 일을 기반으로 생겼겠죠. 배배 꼬인 생각을 하면서도 겉으로는 동의한다는 듯 생글생글 웃었다. 먼 곳까지 여행을 와 즐거워하는 사람마냥.)
헬렌 웨이드:그건 그렇지만, (고민하듯 조금 뜸들이다가) 가장 좋은 일은 역시 원하는 바가 그대로 이뤄지는 거라 생각하지 않으세요? 사람들은 그래서 기도를 하잖아요.
(시선 데구르르) 그러니까.. 알렉스와 저는 둘 다 운명론자가 아니에요. 음. 대신 행운론자라고 할까. 행운은 말이에요. 모든 좋은 일의 총체처럼 느껴지잖아요.
알렉스 웨이드:(맞장구치며 고개를 끄덕인다.) 운 좋은 삶은 행복한 삶이라고 부를 만 한 것 같습니다. 저희는 무척… 무척 운이 좋은 편이라서요.
재앙:말에 공백이 기시군요. (날선 말을 뱉고도 본인은 아무렇지 않다) 그럼 어떤 행복한 일이 있으셨는지 저희와 나눠주시겠어요?
알렉스 웨이드:(눈 반짝) 물론이죠. 우선은 이 집을 사게 된 계기부터 말씀드려야겠군요. 그러니까 그게, 언제였…
알렉스가 말을 이으려던 그 때,
차고에서 무언가 무너지는 소리가 납니다.
헬렌 웨이드:어머, … 여보.
알렉스 웨이드:흠, 흠. 차고에 너구리라도 들어왔나 봅니다.
재앙:(머리가 지끈거린다) 그렇습니까. 가봐야겠군요.
헬렌 웨이드:가 봐, 여보. 오늘은….
알렉스 웨이드:아직 자정도 아니고, 무슨 일이라도 있겠습니까.
헬렌 웨이드:오늘은 당신 차례잖아.
재앙:이런 일이 자주 있었나 봅니다?
짧은 실랑이 후 알렉스 웨이드가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헬렌 웨이드:그으, (눈썹을 축 내리며 난처한 표정으로) 가끔 차고에 동물이 들어와서요. 물건들을 어지럽히고 간답니다.
재앙:그렇군요. 참고하겠습니다.
알렉스가 차고로 간 지 몇 분 지나지 않아,
:쾅!!!!!!!
심상치 않은 큰 소리가 들려옵니다.
재앙:(소리 없이 탁자위로 손가락을 두들기다가 느리게 일어난다)
헬렌은 식기를 떨어트리더니 차고로 달려갑니다.
유:… 가봐야 할까요. (여전히 자리에 앉은 채 올려다본다.)
재앙:뭔가 있는듯 한데. 말을 해주지 않는구나.
여기 있든 손님방에 올라가든 편한대로 하렴. (차고 쪽으로 몸을 돌린다)
1 (1. 있다, 2. 없다)
유:혼자 두고 가시려고요.
재앙:(반쯤 몸을 돌리고 시선을 마주한다)
유:따라오라는 말은 안 하시네요. (시선을 돌려 식탁을 바라본다.)
재앙:따라오겠니?
유:… 언제부터 제 의견을 물어보셨다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비 오는 날에만 적선처럼 주어지는 배려라면, 필요 없어요. 말했잖아요? 신경쓰지 말라고.
당신이 그런다고 죽은 사람이 돌아오진 않아요. (고개를 돌린다.) 가요.
재앙: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아도 산 사람에겐 필요할 수도 있지. (어차피 너는 아직 내가 없으면 안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않나. 네 입장에서 적선처럼 주어지는 배려라고 한들 내 도움이 뻗지 않은 곳이 없는데.)
유:필요 없다고, (입술을 짓씹다가 돌아보며 힘없이 웃었다.) 아니. 그래요, 마음대로 휘둘러요. 난 이미 당신 손아귀에 있으니까. 거부할 힘도 없지.
(먼저 차고로 향한다.)
재앙:(느긋한 걸음으로 따라간다)
두 사람이 쫓아가면 그곳에는 끔찍한 광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차고의 안에는 커다란 벤츠가 한쪽 벽으로 돌진하여 차체와 벽을 으스러뜨려 놓았습니다.
그러나 가장 충격적인 것은 그 사이 허리가 으깨어져 피를 흘리며 죽어있는 알렉스의 모습입니다.
마치 물주머니를 터트린듯 사방으로 튄 피가 낭자합니다.
더욱 기이한 것은 벤츠의 시동이 꺼져 있어 이 안이 기묘하게도 조용하단 것입니다.
충격적인 광경 … 일까요?
재앙:(유의 눈 위로 가볍게 손을 올린다)
유:(얼어붙은 듯 섰다.)
재앙:뒤돌렴.
헬렌 웨이드:자정이야? 벌써? 시간이 다 됐다고?
유:손대지 마!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던 헬렌은 갑자기 차고의 한쪽으로 뛰어가 무언가를 뒤지기 시작합니다.
걸리적거리는 것은 망설임 없이 던져버립니다.
재앙:(어깨를 잡고 마주보게 돌려세운다) 객기 부리지 말렴.
유:당신은 왜, 나를… (조금 떨며 돌려세워진다.)
헬렌 주변에는 쇠 지렛대와 차 유리용 세정제 그리고 정원용 갈퀴 따위가 널부러집니다.
이윽고 헬렌은 무언가를 찾았는지 그것을 꺼내듭니다.
사냥용 샷건입니다.
재앙:(유를 품에 안아 시야를 가려버리곤 벽면쪽에 붙어 헬렌을 지켜본다)
유:(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른 채 품에서 벗어나려 재앙을 밀친다.) 놔.
총구를 두 사람에게 겨눈 헬렌은 조용히 중얼거립니다.
재앙:
근력
기준치: 85/42/17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유:
근력
기준치: 50/25/10
굴림: 57
판정결과: 실패
헬렌 웨이드:그렇게 겹쳐 서 있지 말아. 딱 한 명만이면 돼.
정확한 값을 치뤄야 하니까.
재앙:(저 외엔 아무것도 보지 못하도록 팔에 힘을 준다)
KP:유는 재앙의 품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유:놓으라고!
헬렌 웨이드:함께 저승길로 가는 것도, …후후.
헬렌은 자신을 원망 말라며 총을 쏩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철컥거리며 빈 총은 발사 되지 않습니다.
헬렌은 충격받은 얼굴로 방아쇠를 몇 번 더 당겨보더니
두 사람에게 돌진합니다.
재앙:운세 한번 더럽군. (유를 옆으로 밀친다)
유:(옆으로 밀쳐져 휘청이다가 가까스로 중심을 잡고 선다.) 뭐? (뒤늦게 뒤를 돌아보면…)
습격은 성공하지 못합니다.
헬렌이 갑자기 뒤로 미끄러져 넘어집니다.
발치에는 헬렌이 밟은듯한 와인병이 데굴거리며 굴러가고,
헬렌은 놓여있던 정원용 갈퀴에 뒷목과 머리가 꿰뚫려 즉사합니다.
눈앞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본 …
… 충격적인가요?
재앙:(평소 같은 걸음으로 다가가 살핀다. 발끝으로 건드리려다 유가 있음을 의식하고 바닥을 툭툭,)
당신은 이미 끔찍한 사건들을 수도 없이 보았죠.
하지만 기억을 잃은 혼은 …
유, 이성 판정 (1/1D4+1)
유: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재앙:(억겹의 세월 동안 무감해진 낯으로 유를 바라본다)
이성 -1.
재앙:(흘러나온 피로 발 끝이 질척였다. 천천히 눈을 감았다 뜨고 유의 손을 잡고 식탁으로 돌아간다)
와인병을 보면 주방의 식탁 위에 있던 와인입니다.
대체 주방에서 이곳까지 어떻게 굴러온 걸까요?
한참 고요한 광경속에 빗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말 그대로 폭우입니다.
번개가 치고, 천둥소리가 들려옵니다.
뭐 ...
갑자기 사람이 좀 죽을 수도 있죠.
유의 발에 핏물을 적실 수는 없으니,
우선은 식탁으로 돌아갑시다.
피를 보고 기억이 돌아오기라도 하면 …
또 처음부터 공들여 키워내야 하잖아요.
재앙:(식탁 의자에 앉혀놓고 낯을 살핀다)
유:(미미하게 떨리는 손을 식탁 아래로 감췄다. 빗소리, 핏자국, 소리, 차…) 싫어, 갈래요. 돌아가요. 여긴 싫어요. 재앙.
KP:창백하게 질린 낯, 누가 봐도 불안해하는 표정입니다.
재앙:(뺨을 감싸 고개를 올리고 시선을 마주보게 한다) 유. 네겐 아무일 없을거란다. (내가 그리할테니까.)
유:(빈 손으로 재앙의 소맷자락을 붙들었다.) 사람이, 방금… 사람이.
재앙:(단단하게 손을 맞잡는다) 넌 못봤어. 그렇지?
유:…….
재앙:차고에서 큰 소리가 났고, (말을 강하게 끊고 다정하게 손을 이끌어 세운다) 넌, 손님방으로 올라갔잖니.
유:큰 소리가 났고, 저는…… (멍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서며 재앙의 말을 따라한다.) 손님방으로 올라가서.
재앙:(손님방을 향하도록 어깨를 톡 밀친다. 아주 가벼운 제스쳐) 비 소리를 피해 손님방 문을 닫고 이불을 덮었지. 비바람소리는 많은 것을 착각하게 하잖니.
유:(자연스레 손님방으로 향한다. 잊어야 해. 잊어버려.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한 것처럼. 눈을 감으면 모두 괜찮을 거야.) 비, 바람….
… 재앙.
재앙:(제 존재를 알라는듯 묵직한 걸음으로 뒤를 따라간다. 감히 저말고 무얼 더 신경쓸 수 있느냐는듯.)
유:(아무것도 보지 못한 거야.) 저는 비 오는 날이 정말, 정말로. 싫어요.
재앙:방금 도착해서 피곤할텐데, 푹 쉬렴. (머리카락 위로 가벼운 입맟춤이 내려앉는다)
KP:은은한 청록색으로 인테리어한 손님방입니다. 일인용 침대티테이블, 옷장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바깥에 있는 테라스에 왕골로 된 그네의자가 보입니다.
재앙:(침대를 눈으로 훑고는 이불도 걷어 꼼꼼히 확인한다)
유:… 이 방은 쓰지 않는 방인 모양이네요. (느릿하게 눈을 깜박이다가 재앙에게 기댔다.)
KP:침대는 일인용 침대입니다. 시트는 걷혀 있으며 매트리스도 비닐로 싸여 있습니다. 더 자세히 본다면 관찰 판정.
재앙:(감싸듯 팔을 올린다)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KP:침대 밑을 들여다보자 낡은 3번 우드가 놓여 있습니다. 치우는 걸 잊은 걸까요?
유는 창백하고… 조금 떨고 있네요.
재앙:(잡아 꺼내 가볍게 돌려본다. 벽에 세워두고는 티 테이블을 확인한다.)
KP:티 테이블에는 먼지가 쌓여 있습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듯 합니다.
재앙: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3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테이블의 유리는 푸른 유리였을텐데 오랫동안 닦지 않았는지 누렇게 변모해 있습니다.
재앙:(손끝으로 먼지를 쓸고는 엄지로 비벼 손을 턴다)
(옷장을 연다)
KP:텅 빈 옷장입니다. 자스민 향 고체 방향제가 놓여 있으나 바싹 말라 향도 나지 않습니다.
재앙:(통통... 가볍게 두들겨 보고는 문을 닫았다)
KP:이 방은 휴식을 취하기에는 알맞지 않은 방 같네요.
재앙:(유를 데리고 2층으로 향한다.)
KP:2층으로 향합니다. 싱글베드 두 개가 진줏빛 램프의 은은한 빛을 받고있던 침실입니다. 지금은 을씨년스럽네요. 블라인드가 쳐진 창가에는 커피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습니다.
재앙:(블라인드 사이로 밖을 본다. 가까이 있는 불빛이 있나?)
유:(소매를 붙잡고 총총 따라갔다.)
KP:근처에 다른 불빛은 보이지 않습니다.
빗줄기가 세차게 내립니다.
유:…….
재앙:(손을 쥐려다 그만둔다. 창틈까지 살핀후 물러난다)
KP:특별한 건 보이지 않네요. 어둡습니다.
재앙:(커피 테이블을 살핀다)
KP:깨끗하게 닦인 커피 테이블입니다. 사용감은 거의 없지만요.
유:… 돌아가고 싶어.
재앙:(여기는 손길이 닿았나보군.)
(의자에 유를 앉히고 바라본다)
돌아갈거야.
유:언제?
재앙:비가 그치면.
유:….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재앙:(다정하게 쓰다듬었다)
(근데 의자는 멀쩡한가?)
KP:멀쩡합니다.
재앙:(새것인가?)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KP:새것인가? 의자를 살펴보니…
갑자기 의자가 기울어집니다.
재앙:(유를 붙잡는다)
유:..!
KP:민첩하게 붙잡았지만 … 유는 의자 다리에 튀어나와있던 못에 다리를 긁힌 것 같네요.
유, HP -1
의자는 새것은 아니었나 봅니다.
재앙:(순식간에 평온했던 얼굴에 걱정스러운 듯 미간이 모인다)
유:손, 대지 마세요. (다친 다리를 뒤쪽으로 살짝 숨겼다.)
재앙:... ... (주먹을 쥐고 손을 물린다)
(침대를 살핀다)
KP:침대 밑을 살피면 튼튼한 밧줄과 함께 붉은 잉크로 그려진 마법진이 보입니다. 마법진의 정체를 알 수 없는데도 모골이 송연해져 옵니다.
재앙:...?
재앙: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KP:이성 - 1
재앙:(붉은 잉크를 본다. 피는 아니겠지?)
KP:잉크로 보입니다. 안에 피를 섞었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지만요.
재앙:... (지끈)
(램프를 살펴본다)
KP:전기가 나가 꺼진 램프입니다.
재앙: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안쪽에는 먼지가 쌓여 있습니다.
재앙:(커피테이블은 깨끗하던데.)
유:(몸을 굽혀 다친 다리를 살펴보다가 다시 몸을 폈다. 침대에 걸터앉는다.)
KP:램프 안쪽까지 청소할 생각은 없었나 봅니다.
재앙:... 1층보단 여기가 낫긴 하겠구나.
KP:눕지는 않을 것 같네요.
유:(말없이 재앙을 바라본다.)
재앙:(쓰다듬...) 잠이라도 드는게 어떠니.
유:잠이 올 것 같지 않아. (그리 말하면서도 침대 위에 누웠다.)
재앙:(이불을 덮어주고 자리를 지킨다)
(느리게 토닥)
KP:유가 갑작스레 잠에 빠져듭니다.
침대 밑에서 검은 손 같은 것이 나와 누운 이를 옭아맵니다.
재앙:(꼭 유가 다루던 것같은 ... 저게 뭐지?)
KP:어쩐지 익숙한 어둠이지만 …
저 어둠은 지금의 유에게도 상냥할까요?
재앙:(마법진을 살핀다)
KP:정체를 알 수 없는 마법진입니다.
재앙:(바뀐 부분이 있나?)
KP:바뀐 부분은 없습니다.
유의 낯빛이 조금 더 창백해진 듯합니다.
유, HP -1
재앙:(검은 손길을 지켜보다 건드린다)
KP:검은 손을 건드리면 … 손이 통과됩니다.
물리적 형태를 지니지 않은 것 같네요.
재앙:(시대가 바뀌면서 형태도 바뀐건가? 당장 어찌할 방도가 없으니 다른 곳을 보는게 유리할까.)
(유를 일으켜 안아 들었다)
KP:축 늘어진 유를 안아듭니다.
여전히 작네요. 오래 전 작은 어둠일 때보다는 약간 커졌지만요.
재앙:(목을 받쳐 안고 1층 침대에 눕힌다)
KP:1층으로 내려가려던 때, 유가 눈을 뜹니다.
유:…?
재앙:정신이 드니.
유:여긴…. 당신은?
재앙:(흠...?)
KP:유의 두 눈이 황금빛으로 반짝이다가 금세 가라앉습니다.
유: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재앙:가만 눈을 마주한다. (기억이 돌아왔나?)
유:… (?)
재앙:상태는 어떻니.
유:제가 기절했나요?
내려주세요.
재앙:(침대에다 내려즘...)
KP:비닐에 싸여있는 매트리스지만… 내려주었습니다.
재앙:(비닐을 벗겨낸다)
유:몸이 무거워. 무언가 본 것 같은데, … 으. (머리를 감싸쥐었다가 천천히 손을 내렸다.)
재앙:쉬고 있으렴. 무리를 한것같구나.
유:… 그럴게요. (얌전히 앉아 창 밖을 응시한다.)
재앙:잘 자렴. (평소 같은 밤인사.
유:(대답 없이 누워 눈을 감는다.)
재앙:(발걸음 소리, 숨소리 하나 내지 않고 방문을 닫고 나온다)
(차고로 향한다)
KP:불이 꺼져 지독하게 어둡습니다. 하지만 어둠 속에서도 희미하게 사물의 윤곽은 알아볼 수 있습니다. 벽으로 돌진한 벤츠 옆에 우리가 타고 온 차가 놓여 있으며, 벽쪽에는 상자더미가 널려 있습니다. 각기 다른 곳에서 헬렌과 알렉스의 시체를 볼 수 있습니다.
재앙:(핸드폰 불빛을 켜 알렉스의 시체 부터 살핀다)
KP:알렉스는 보닛에 엎드린 채 죽어 있습니다. 순간적으로 피가 몰렸는지 붉어진 얼굴은 눈조차 실핏줄이 다 터져 끔찍한 모습입니다. 피범벅인 상체 쪽에 목걸이와 무언가가 보입니다.
재앙:(손을 뻗어 목걸이를 빼내 살핀다)
KP:손을 뻗어 잡아보면 목걸이에 피범벅이 된 작은 열쇠가 달려 있습니다. 크기로 봐선 방문 등의 문에 쓰는 건 아닌 것 같네요.
재앙:(헬렌을 살피러 간다. 물어볼 이들이 둘다 죽었군.)
KP:정원용 갈퀴에 궤뚫려 숨진 헬렌이 보입니다. 헬렌의 시체 옆엔 주머니에서 떨어진 쪽지가 있습니다.
재앙:(쪽지를 주워 살핀다)
◈:[ 삼하인 밤. 자정. 순환이 시작된다. 우리의 시기는 끝난다. 마음을 다잡을 수 없을 때 이 쪽지를 볼 것. 사랑해. -알렉스 ]
KP:삼하인은 켈트족의 전통적인 축제를 말합니다. 11월 1일에 진행되는 축제였던 것 같네요. ..오늘이 11월 1일 아니었던가?
재앙:(지금이 몇시지?)
KP:자정이 지났습니다.
재앙:(알렉스에게로 돌아가 발이 브레이크에 있는지 악셀에 있는지 살핀다)
KP:차 바깥쪽입니다. 차가 혼자서 움직인 것 같습니다.
재앙:(차고인데 차가 미끄러질리도 없고. 쌓인 상자를 툭툭 걷어찬다)
재앙:35
기준치: 35/17/7
굴림: 45
판정결과: 실패
KP:자체 발전기가 달린 손전등이 눈에 띕니다.
재앙:(손전등에 빛이 나나? 쥐었다 폈다...)
(To GM): (베개에서 튀어나온 가시에 뺨을 긁혔다.)
KP:손잡이를 돌리면 빛을 밝힐 수 있습니다.
재앙:(제 차로 돌아가 브레이크를 확인한다.)
(확실하게 브레이크 기어를 당겨둔것같지만... 혹시 모르니.)
KP:타고 온 차의 타이어가 전부 터져 주저 앉아 있습니다. 언제, 누가 이렇게 만든 걸까요?
재앙:...? (집에 가긴 글렀군)
(송신망은 연결이 되어 있나?)
KP:끊겨 있네요.
재앙:(한숨)
(바퀴를 확인한다. 어떻게 터져있지?)
KP:찢어진 것 같습니다.
재앙:(벤츠 외벽을 확인한다.. 흠...)
KP:한쪽 벽으로 돌진한 벤츠입니다. 열쇠조차 꽂혀 있지 않으며 급발진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분명한 건 상당한 속력을 낸듯 차 보닛이 거의 우그러져 있단 사실입니다. 알렉스의 피가 차 유리와 보닛에 튀겨 있습니다.
차 안쪽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재앙:(안쪽도 살펴본다)
KP:부부의 일지와 배터리가 얼마 안 남은 스마트폰이 눈에 띕니다.
재앙:(일지부터 읽어본다)
KP:군데군데 검은 마카로 지워진 일지입니다. 빼곡하게 도주계획이 써 있단 사실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어느 주유소를 경유하고 염색을 하고.. 그러나 날짜를 확인해보면 1년 전의 것입니다.
재앙:
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KP:… 유는 괜찮을까요?
어쩐지 집중이 되지 않습니다.
재앙:(비가 내려 그렇겠지. 미간을 꾹꾹 누리고 스마트폰을 확인한다)
KP: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깔려있는 어플이 몇 없어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사진 갤러리로 들어가면 헬렌과 알렉스의 사진이 있습니다. 갤러리는 1년 분량뿐이며 두 사람이 다정하게 찍은 사진도 있지만, 어째선지 상처를 촬영한 사진이 많습니다. 상처의 경과를 기록하듯 세밀하게 남겨놓았습니다. 꽤 긴 영상이 하나 있습니다.
재앙:(동영상을 켠다)
(배속..돌림.. 귀찮...)
KP:핸드폰은 천장만을 촬영하고 있지만 들리는 건 알렉스와 헬렌의 목소리입니다.
◈:알렉스. 나도 알아. 당신과 내가 이러려고 그곳을 탈출한 게 아니라는걸…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잖아. 우리가 그것을 가져온 게 아니야. 선택받은 거라고. 새해가 시작되는 날까지만 버티면 돼. 죽음은 끝이 아니지. 이 삶이 오히려 죽음이라는 걸 알고 있지? 알렉스. 자기야. 나 좀 봐. 좋은 일이 있을거야. 좋은 일이. 내일은 내가 빚을 갚는단 거 알지? 자정까진 아무것도 안 바랄게. 열쇠는 어디에 뒀어?
천에 싸서.. 욕실에.. (흐느끼는 소리) / 이런.. 내내 녹음되고 있었나 봐. / 없애는 법 알아? / 아니. 사용서를 다시 봐야겠어. 젠장.. 이런 기계는 너무 어려워.
재앙:(열쇠를 잘그락 거리며 확인한다)
KP:어디에 써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열쇠입니다. 문 열쇠는 아닌 것 같네요.
재앙:(축축한 공기를 뒤로하고 주방으로 향한다)
KP:다이닝키친입니다. 세련된 주방 옆에 마호가니 식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식탁 위엔 현대적인 철제 샹들리에가 설치 되어 있었으나 그것도 불이 꺼진 듯 합니다.
재앙:(스위치를 찾아 딸깍여본다. 전기가 다 끊어진건가?)
KP:전기가 전부 끊어진 것 같습니다.
재앙: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KP:재시도할 경우, 다시
재앙: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73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찬장과 싱크대, 냉장고의 위치가 보입니다.
(To GM): (쿵, 벽에 붙어있던 물건이 머리 곁으로 떨어집니다. 체력 -1)
재앙:(찬장을 살펴본다)
KP:조리대와 열기로 오븐의 위치를 알아냈습니다. 아마 위쪽엔 찬장이 있겠지요.
홀로 이상하게 텅 비어 있는 찬장에 뚜껑이 덮인 사기그릇이 있습니다.
재앙:(제사용기같군. 꺼내 이리저리 돌려본다)
KP:열어보면 안에 비린내 나는 내장이 보입니다. 생선의 내장, 그중 복어의 내장 같습니다.
재앙:(죽이려고 했나?)
KP:죽이려 했나? 그리 생각하며 그릇 안을 보고 있으면,
어디선가
쾅!,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재앙:... ...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린다. 인기척이 느껴지나?)
KP: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손님방 안에서 들린 소리 같은데.
유가 뒤늦게 화풀이라도 하고 있는 걸까요.
재앙:(찡그리며 손님방으로 향한다. 조용히 문밖에서 귀를 기울이고는.)
KP:귀를 기울여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조용하네요.
재앙:(문을 열고 들여다본다. 괴이한 일이 생긴탓에 무시할 수 없어서.)
KP:문을 열고 들여다보면... 침대에 걸터앉은 유의 발치에 벽에 걸려있던 장식물이 산산조각난 채 흩어져 있습니다.
유:… 오셨어요.
재앙:(신발끝으로 툭. 설명을 요구하듯 바라본다)
유:아무 일도 없었어요. (발치를 응시하다가 시선을 든다.) 충분히 쉬었으니 …. (빗소리. ...시끄러워.) 일어나죠.
재앙: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어둠은 당신의 시야를 방해할 수 없습니다.
유를 바라보면 그의 뺨에 긴 상처가 그어진 것이 눈에 띕니다.
어딘가에 긁히기라도 한 것처럼요.
유:(자리에서 일어서 방 밖으로 나선다. 몇 걸음 앞도 보이지 않을 어둠 속에서 앞이 환히 보이는 듯 행동하면서도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한 모양새다.)
재앙:(성큼 다가가 턱을 쥔다. 우왁스럽게 쥐는 듯한 모습과 달리 한없이 부드러운 손길.)
유:…. (턱이 잡혀 고개를 든다. 멍한 눈에는 아직 초점이 없다.) 놓아, 주세요.
재앙:(상처를 손끝으로 훑고는 놓아준다)
KP:유는 당신을 돌아보지 않고 문 밖으로 나섭니다. 기억해내지는 못한 것 같네요.
재앙:(미약하게 남은 혈흔을 입술에 찍어내듯 핥았다. 가능하면 오래동안 자각하지 못하면 좋을텐데.)
타이어가 터졌단다. 가더라도 당장은 가지못해.
KP:손님방의 문을 열고 다시 식당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면, 식당 바닥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것이 보입니다.
재앙:(저게 무엇이지?)
유:…. (갈 곳을 잃은 사람처럼 걸음을 멈췄다.)
KP:방에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재앙:(부드럽게 유의 어깨를 쥐었다 놓고는 앞서 나가 반짝이는 것을 살핀다)
KP:켈틱 매듭 모양의 각인이 되어 있는 열쇠입니다.
유:비가 그치면. 돌아갈 수 있나요.
재앙:(열쇠를 주워 아까 주운 열쇠와 비교해 보고는) 돌아갈 수 있단다.
KP:당신을 바라보는 유의 눈에서 환한 금빛이 일렁이다 사그라듭니다.
재앙:(다정하게 이마에 입을 맞춘다)
(얼마 안남았군. 아깝지만...)
KP:잊고 살라고, 떠올리지 말라고. 당신이 직접 억누른 유의 힘이 제 주인을 돌려놓으려 하나 봅니다.
유:... (콜록)
재앙:... ... 감기니?
유:아니에요. 조금 추워서. (주방과 차고 방향을 보다가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아무 일도 없었어. 아무것도 보지 못했어.) 더 둘러보실 건가요?
재앙:필요하다면.
유:그렇군요. 두고 가세요. (다친 발을 보이지 않게 하려는 듯 반 바퀴 돌아 손님방 문 곁의 벽에 기대 선다.)
재앙:... ... (삶과 죽음을 오랜시간 보아왔다. 고통이라고 어찌 예민하지 않겠는가. 넘어가 줄까? 고민하듯 보는 눈이 깊게 잠겼다.)
유:(신음을 참고자 아랫입술을 얇게 물었다가 놓는다. 눈꺼풀을 몇 번 깜박일 만큼의 시간이 흐른 후에야 재앙에게 시선을 향한다.) ...? (왜 가지 않고 그러고 섰냐는 듯 묻는 낯이다.)
재앙:안고다닐까? (평소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유:... 내게 거부권이 있나요?
재앙:그러기 위해 물어보지않니.
유:약해 빠져서, 도움이 못 될지언정 방해물이 되진 말아야지요. 두고 가세요.
곁에 두시겠다면 알아서 걸어갈 테니 ….
재앙:(아주 얇은 막. 속이 비칠 정도로 투명해 조금만 건드려도 죄다 드러내 버리니.) 걱정말거라. 너 정도는 방해축에도 끼지 않으니. (익숙하게 안아든다.)
유:... ... (하, 힘없이 헛웃음을 짓고 늘어진다. 놓아달라 해도 놓아주지 않겠지.) 마음대로 하세요.
재앙:(욕실로 걸음을 옮긴다. 피라도 씻어내며 확인해볼 생각으로.)
KP:흰 대리석과 구리 소재 포인트로 레트로한 분위기를 강조한 고급스러운 욕실입니다. 옛 호텔의 느낌이 물씬 드네요. 세면대와 파우더룸을 지나면 욕조샤워부스가 놓인 욕실이 나타납니다. 옆에는 화장실이 딸려 있습니다.
재앙:(파우더룸을 살핀다)
KP:파우더룸의 찬장 안을 살피면 응급약과 의료 용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다만, 손이 자유롭지 않네요.
재앙:(유를 욕조에 앉히고 몸을 숙여 발을 살핀다.
KP:날카로운 못이 한쪽 다리를 깊게 긁은 모양입니다. 상처에서 피가 흘러 발목을 붉게 물들였습니다.
재앙:(샤워기에서 물이 나오는지 틀었다.)
KP:차가운 물이 나옵니다.
재앙:(샤워기를 틀어 피를 씻어낸다)
유:.... (추워, 아파. ... 고개를 돌려 벽을 바라본다.)
KP:피를 씻어내면 상처가 더 잘 보입니다. 출혈이 쉽게 멎을 상처는 아닙니다.
재앙:(지혈하듯 강하게 틀어쥔다.)
(압박으로 멎을 상처가 아닌가. 파우더룸으로 돌아가 약을 가져온다. 지혈제를 뿌리고 제 허벅지 위에 올린뒤 피가 멎길 기다린다.)
KP:조금 기다리면 피가 서서히 멎는 것이 느껴집니다. 당신이라면 더 잘 알 수 있을 감각입니다.
당신은 한때 모든 생명의 수호자였으니까요.
만약 의료 용품으로 응급처치를 할 시 +10~+20의 보정치를 더해 판정합니다.
재앙:
응급처치
기준치: 60/30/12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응급처치
기준치: 60/30/12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응급처치
기준치: 60/30/12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찬장의 붕대를 꺼내다가 떨어트렸지만, ... 깜박. 잠시 동안 욕실에 환하게 불이 들어옵니다.
전력이 다시 연결된 걸까요? 붕대를 줍고 돌아서서 유의 상처를 치료하면.
2
HP 2 회복.
유:(욕조 안에 있던 칼에 얼마나 베였을까? 1 )
KP:유, HP 1 회복.
재앙:(칼을 꺼내 날을 확인한다)
KP:유는 왼손을 뒤로 숨기고 무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칼을 확인하면, 단검입니다. 흰 천이 손잡이와 칼날 아랫부분을 감고 있네요. 무척 오래된 듯한 느낌이지만 날은 날카롭고 새것처럼 벼려져 있습니다.
재앙:뭐하는 집인지. (가볍게 혀를 찬다)
유:(아, 알겠다.) ... 재앙. (희게 웃음지었다.)
재앙:(가만 바라본다. 마저 말해보라는듯.)
유:바라시는 것들, 전부.
이루시기를. (그렇게 된 거였어. 웃지 않는 눈. 입꼬리만 올린 채 욕조 밖에 섰다. 짧게 비틀거리다가 욕실 문 앞으로 걸어간다.)
재앙:(하... 대충 머리를 쓸어넘긴다. 돌아왔군.)
(이번이 몇번째인지. 완벽하게 돌아오지 않았다면 시도해 볼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빌어먹을 집이 신경을 거스른다.)
KP:시도해 볼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조금 위험하더라도 ...
다시 그의 힘을 억눌러볼까요?
이곳은 어둡고, 빗소리 외의 다른 소리도 들리지 않으며, 그와 당신을 제외하면 누구도 없습니다.
완벽하게 돌아오기 전이라면 막을 수 있어요. 몇 번이고 해왔던 것처럼.
재앙:(내가 바라는 것. 유를 위한것. 이미 몇번이나 기억을 찾은 유를 보지 않았던가. 감당하지 못해 끊임없이 쏟아지는 기억이 유를 어떻게 망치는지 몇번이나 보지 않았던가.)
잠든 것이 깨어나기 전에 그의 두 눈을 가리고,
보지 못하도록,
알 수 없도록.
모두 잊으라 속삭입시다.
한낱 인간이 되어버린 어린 어둠은 당신의 손을 뿌리칠 수 없고,
오래 전에 그러했듯이 당신에게 순종하겠지요.
끊임없이 쏟아지는 기억에 고통받으며 모든 것을 망치느니,
긴 꿈을 꾸도록 하는 것이 그를 위한 일일 터.
당신이 한번 앗아갔던 눈은 그의 모든 생에 상흔을 남겼으니
이번에도 그 눈만은 당신의 것입니다.
힘을 흘려넣어요, 재앙.
그가 벗어날 수 없도록.
재앙: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지 말라 그리 일렀는데. (혼에 남은 흔적은 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흐려지지 않으니. 치드는 고개를 한번씩 눌러줘야만 했다.) 잊어야지, 유야. (네게 필요한 것은 모두 내가 해주지않니.)
(다정스레 속살거리는 말은 어찌 보면 간악하다. 그의 부모, 형제, 주변환경을 제 뜻대로 하겠다는 말과 다름없으니. 그의 어깨를 감싸듯 위로 몸을 숙인다. 인간이 되어서도 다룰 수 있는 힘이란 얼마나 끔찍하고 아름다운지. 따스히 힘을 불어넣는다. 차가운 물길에서도 이 온기만큼은 오랫동안 기억되도록.)
KP:보정치 +45
재앙:
매혹
기준치: 15/7/3
굴림: 22
판정결과: 실패
눈을 가리고 따스한 힘을 불어넣으면,
중한 것을 빼앗긴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아챘는지.
품 안에 가둔 이가 온 힘을 다해 바르작거립니다.
정신력 대항 판정.
성공시까지 재굴림 가능합니다.
재앙: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85, 45, 97
+2: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0: 실패
-1: 실패
-2: 실패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유: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성공.
유:… 안 돼, 제발. 이것만은.
흐느끼며 당신의 품에서 벗어나려던 유의 움직임이 멎으면,
투명하던 눈물에 금빛이 섞여듭니다.
고인 눈물이 바닥으로 떨어지면
그의 기억도 함께 땅으로 스며들겠지요.
보지 말아야 할 것은 보지 말고,
듣지 말아야 할 것은 듣지 않게끔.
대항하던 힘마저 전부 소모해버린 유가 당신에게 몸을 기대옵니다.
재앙:(부드럽게 받쳐안고 하나하나 꼼꼼히 상처를 살핀다. 이리 상해버릴때 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유:…… (꺾였던 고개를 들고 재앙을 바라본다.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무엇을 빼앗겼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이다.) … 제가, 의식을 잃었나요?
재앙:기력이 쇠한 모양이지.
강제로 자신을 잃어버린 유,
이성 - 5
체력 -2
유:이제 괜찮아요. 여기는, … 윽.(한 손을 머리에 댄다.) 아파.
재앙:(품에 기대게 하고 눈을 가린다) 잠시 쉬는게 좋겠구나. (다른 손으로 천천히 토닥인다. 큰 효과는 없겠으나 미약하게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죽음과 익숙한 몸이 생을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을지.)
오래된 힘을 사용한 재앙.
재앙:
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본능적으로 알아챕니다.
이 저택은 무언가의 지배 하에 놓여 있고
그것은 자신의 영역에 하나의 규칙을 세워두었습니다.
한 사람에게 불행을 전가하여 다른 사람에게 행운을 주는 시스템.
행운의 소유자는 당신이겠지요.
그렇다면 불행은, ...
유:... 머리가, .....
재앙:만약 또 다치거든 내게 곧장 말하거라.
유:... 조심할게요. (어둠 속에서 볼 수 있던 눈을 잃었으니 가구에 부딪히지 않을 도리가 없다. 몇 걸음 걷다가 무언가에 걸려 휘청인다.)
재앙:(어깨를 감싸고 부딧히지 않게 이끈다.)
(거실로 나가 살핀다. 앉힐만한 소파가 았나.)
KP:거실을 살피면, 한쪽 벽면을 거의 차지하는 커다란 벽난로 앞에 마름모꼴을 만들듯 긴 가죽 소파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적갈색 벽에 가까이 붙은, 낮은 장식장은 조금 동양풍에 가깝네요. 전체적으로 호화롭고 아늑한 분위기의 거실입니다. 거실 옆 작은 공간에는 지하실로 향하는 문이 있습니다.
재앙:(유를 소파에 두고 벽난로를 살핀다. 불을 붙일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나?)
KP:조각과 장식으로 화려했던 흰색의 벽난로도 불꽃이 꺼져 싸늘해 봅니다. 아직 불씨는 좀 남아 있지만 방 안을 밟히긴 미약해 보입니다. 부지깽이가 옆에 떨어져 있습니다.
재앙:(부지꺵이로 안을 몇번 찔러본다.)
유:(소파에 앉아 눈을 감았다. 오랫동안 고된 일을 하기라도 한 것처럼, 손끝 하나 움직이기도 힘이 든다. 비가 내려서 그런 걸까.)
KP:끝부분이 솔방울 모양으로 세공된 부지깽이로 안을 몇 번 찔러봅니다. 불씨가 이리저리 흐트러지네요.
재앙:(비가 올떄면 항상 그랬지. 오랜만에 기억을 건드렸으니 당분간 푹 쉬어야 할텐데. 서늘한 눈으로 허공을 응시한다. 누군가의 권속 아래에 있는 기분이 썩 불쾌해서.)
(낮은 장식장을 살펴본다. 태울 물건이라도 있으면 좋을텐데.)
KP:동양풍의 구름무늬가 각인된 장식장입니다. 유리로 된 진열장이 위쪽에 자리하고 있으며 아래 칸은 서랍으로 되어 있습니다.
재앙:(서랍을 열어본다)
KP:잠겨 있습니다.
재앙:(열쇠 2개를 잘그락 거리다가 처음 얻었던 열쇠로 열어본다.)
유:... 흐,으.
KP:열쇠로 서랍을 열면 끝이 날카롭게 벼려진 레터나이프, 주머니칼, 이빨자국이 난 가죽밴드가 들어 있습니다. 그 옆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영수증처럼 긴 종이와 오래된 포스트잇, 펜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재앙:... ... (이빨자국?)
KP:눈을 감은 유의 손끝 근처에 다시금 모여들었던 금빛 파편들은 당신이 불어넣은 힘에 의해 재가 되어 사라집니다. 이제 그는 어둠도, 다른 무엇도 아닌 ...
당신 손 안의 인간입니다.
조각난 생을 지킬 힘마저도 방금 잃었으니까요.
재앙:(사랑스럽고... 가엾구나.)
(긴 종이를 풀어 헤친다. 내용이 없다면 태워버릴 생각으로.)
KP:헬렌과 알렉스의 이름이 번갈아가며 긴 리스트처럼 쓰여 있습니다. 어째선지 위쪽의 모든 이름은 펜으로 그어져 있으며, 어제인 10월 31일엔 헬렌의 이름에 줄이 쳐져 있습니다. 11월 1일 오늘 알렉스의 이름엔 아직 줄이 쳐지지 않았네요. 이름 옆엔 날짜가 쓰여 있습니다. 종이 맨 위쪽엔 DUTY란 글자가 쓰여 있습니다.
무언가 당번 같은 느낌입니다. 의무를 다하는 날? 누가, 무슨 의무를?
재앙:(벽난로에 던져넣었다. 포스트잇에는 무엇이 써있지?)
◈:핸드아웃 공개 - 포스트잇
재앙:(재갈? 누구에게?)
유:… 재앙.
재앙:(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레, 유야.
유:제 차례는 아직 오지 않았나요?
당신은 나를, ... 아끼는 물건을 보듯 보잖아.
흠이 생기면 깨어버려야 할. (벽에 걸려 있다가 떨어진 장식처럼.)
재앙:그게 무슨 말이니. 난 언제까지나 네 옆에서 너를 가장 아끼는 사람일거란다.
유:아무도 없는 곳에서 치울 생각은 아니었군요.
재앙:마음 아픈 소릴 하는구나.
유:...
내가 떠나겠다고 하면.
놓아줄 건가요?
재앙:떠나고 싶니?
유:모르겠어.
재앙:나를 의심하지 말렴. (소리없는 걸음, 따뜻한 손길, 부드러운 쓰다듬.)
유:...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생기를 잃고 텅 빈 눈에서 이유 모를 눈물이 쏟아진다. 왜?)
(따뜻한 손길에 안심해서?) ...
재앙:(이마 위로 가볍게 입을 맞춘다. 친밀의 표시마냥.)
유:(가만히 앉아 받아들인다.) 나는 당신을 사랑할 수 없는데, ...왜.
재앙:(짧게 웃는다. 네가? 원한다면 그리 생각해도 좋다. 허나) 너를 가장 사랑하는건 나란다.
유:... 절 죽이지 않겠다고 약속해주세요. (말뿐인 약조라도.)
재앙:내 생을 걸고 약조 하마. (나는 널 살릴것이다. 그리 할테고.)
유:그리 아낌받을 정도로 제가 ... 예쁘게 굴지는 않았을 텐데요.
재앙:자삭을 사랑하는 데에는 이유가 없다더구나.
유:... ... (소파 위에 웅크리고 누웠다.) 거짓말.
재앙:거짓같니? 어느 부분에서 그랬을까. (철저하지 못했나.)
유:(그 물음에 대답하진 않고, 다시 눈을 감았다.) ... 조금만 더 쉴게요.
재앙:푹 쉬렴.
(잠든 유를 지켜보다 덮을만한 것을 찾아 감싸주고 지하실 문을 살핀다.)
KP:거실에 있는 계단을 이용하여 지하로 내려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은 평범하게 생겼습니다. 잠겨있지 않은 것 같네요.
재앙:(들어오라 덫이라도 둔 모양새군. 묵직한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가 문을 연다.)
KP:지하실에 도착하면 모자이크 타일 바닥이 밟힙니다. 바깥에서 치는 뇌우의 빛도 들어오지 않아서, 더 어둡고 축축한 기분이 듭니다. 정면에 창고로 통하는 이 있습니다.
유는 따라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재앙:(길게 시간 끌지 않을 것이다. 주저없이 들어간다.)
KP:지하실은 망한 유원지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법한 놀이기구로 채워져 있습니다.
당구대와 진실의 입, 공들이 굴러다닙니다.
창고는 술과 식자재 창고인 것 같습니다.
재앙:(발끝으로 당구공을 툭 건드린다. 왜 이런게 있지?)
KP:당구공이 데구르르 굴러가네요.
주변을 관찰해볼 수 있습니다.
재앙:(주변을 둘러본다)
재앙: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한쪽 흙벽에서 바람이 새어나오는 느낌이 듭니다. 너머에 공간이 있는 걸까요?
재앙:(바람이 나오는 곳을 두들겨 본다.)
KP:안쪽이 빈 듯한 소리가 납니다.
… 하지만 벽을 무너뜨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재앙:(식자재를 살펴본다. 신선도나 유통기한 같은 것 따위.)
KP:말린 고기나 치즈, 허브 등이 선반에 정리되어 있고, 한쪽에는 술병이 궤짝에 가득 담겨 있습니다.
신선한 채소는 보이지 않네요.
재앙:... (술병을 뒤적거린다. 왜 이렇게 많이...)
KP:그때,
문가에서 가벼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옵니다.
재앙:... ... (유가 벌써 일어났나?)
유:….
재앙:더 자지 않고.
유:무언가… 잊어버린 것 같은데,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긴 꿈을 꾸고 일어난 것처럼.)
재앙:(다가가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는다) 머리가 아프진 않고?
유:..! (반사적으로 손을 쳐내려다가 멈춘다.)
네, 머리는 괜찮아요.
재앙:(잠재웠다 한들 한때 신이었던 것이 쉬이 가만히 있을리 없지. 되려 적대감만 키운게 아닐까.) 여기는 놀이기구들이 채워져 있더구나. 관심 있느냐.
유:그런 것에 관심 가질 나이는 지났잖아요. (관심 가졌던 적이 한 번도 없기는 하지만.) ...
(눈을 몇 번 빠르게 깜박였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아요. (어둠 속에서 가장 잘 보았어야 할 몸인데도 불구하고.)
재앙:(그제서야 불을 밝힐 것을 찾아보다. 전등이 있을텐데.)
KP:불을 밝힐 만한 것은 보이지 않네요. 적어도 이곳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재앙:(손전등을 쥐어준다. 자기보단 더 유용하게 쓸테니.)
유:(얼결에 손전등을 받아들고 살피다가 자체 발전기를 끼릭..끼릭.. 돌렸다. 방금 전까지는 이런 것 없이도 앞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잡동사니들 뿐이군요. (놀이기구들을 대강 살피다가 지하실 밖으로 향한다.)
재앙:음식도 있으니 허기가 지면 말하렴.
KP:유는 대꾸하지 않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안에.. 더 볼 만한 건 없을 것 같네요.
재앙:(2층 부부 침실로 향한다.)
KP:부부의 침실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자물쇠가 걸려 있네요.
재앙:(켈틱 매듭 모양이 각인된 열쇠로 열어본다)
KP:열쇠로 문을 열어 침실로 진입하면, 말끔히 정리된 방이 보입니다. 어딘가로 떠나려 한 듯 대형 캐리어 여러개가 방 한쪽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옷장은 잠겨 있고 침대 매트리스는 비닐 커버에 싸여 있습니다. 화장대나 커피테이블 같은 가구도 흰 천을 덮어놨습니다.
재앙:(시신 목에서 빼온 열쇠로 옷장을 열어본다)
KP:옷장은 쇠사슬로 감겨 잠겨있습니다. 옷장 보수를 위한 테이프가 어쩐지 기묘한 모양을 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재앙:(아까 장식장에서 얻은 나이프로 테이프를 찢는다.)
KP:테이프가 너덜너덜해집니다….
비바람이 더욱 거세집니다.
KP:재앙이 나이프로 테이프를 너덜거리게 만들던 그때,
창 밖에서 흰 빛이 아래로 내리꽂힙니다.
쾅!
KP:소리가 멎자..
아래층에서 어쩐지 익숙한 인기척이 느껴지네요.
재앙:... ... (창밖을 열고는 인상을 구긴다.)
KP:창은 굳게 잠겨 열리지 않았지만.. 밖을 내다보면 정원에 큰 구덩이가 여럿 남아있네요.
유:(2층으로 올라가다가 계단 중간에 멈춰서서 갑자기 나타난 정체불명의 상대를 바라본다.) 당신은….
재앙:(누구인지 알자마지 주변을 감도는 기운이 형형하다)
백람:흐음. (요란한 등장이 짐작가는 차림새로 옷자락을 툭툭 털다가 눈이 마주쳤다. 붉은 눈동자를 힐긋 움직여 고요히 올려다본다.)
이것 참. 오랜만입니다? (고개를 기울였다.)
유:백랑? (계단을 총총 내려가려다 다친 발을 본다.) 으음…. (갑자기 여긴 어떻게?)
백람:꼴을 보니 좀 늦었네요. 최대한 서두르는 바람에 이런 식으로 온 건데. (방긋) 아시다시피 집이 엄해서 빠져나오기 여간 곤란한 게 아니었습니다. 곤경에 처한 친우를 위해 이리 무리한 충정을 어느 분께서 과연 알아주실런지.
KP:벽과 천장, 창문은 멀쩡합니다. 문은 여전히 안에서는 열 수 없도록 막혀 있습니다.
유:(어디선가 본 것을 떠올린다. 구하러 왔어요? 아니 나도 갇혔어,)
백람:(분명 예쁘게 방긋 웃고 있는데 어우 저 웬수 하는 표정으로 유를 바라보고 있으며)
유:(표정 못 읽는다. 전에는 조금이라도 읽었는데 이젠 알아보지도 못한다.)
재앙:(소리 없이 한숨.)
백람:일단, 예에... 들어갈 테니 차나 한 잔 합시다. 보시다시피 비바람이 몰아쳐서 제가 약간의 힘은 드릴 수 있을 듯 하거든요. 하하!
재앙:앉아있으렴. (차를 준비할겸 자연스럽게 백람에게 어깨동무하며 끌고간다)
백람:(아 속에 방탄조끼 껴입었던가 까먹은거같은데)
KP:어느 쪽으로 갈까요?
유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중간에 앉아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재앙:(식당으로 데려간다)
백람:... (^^...) 뭘 건드려 놓은 겁니까?
재앙:그새 눈이라도 삐인것이냐. 보면 알텐데.
백람:와보니 그래, 과연 적당한 충격계기만 있다면 사념이 증폭되어 유의 영혼이 못할 게 없을 정도로 기이한 공간이기야 합니다. 그야 그런데,
아직 껍데기는 평범한 인간일 텐데 충격과 계기께서 뭘 했길래 신을 소환하냐고요.
여긴 또 뭡니까? 아주 기도만 하면 뚝딱 소환되도록 필요한 인과율이며 개연성을 다 모아놨습니다 그래. 못보던 사이 이런 취미도 생겼습니까? ...아니... 아무리 그래도 기운이 너무 악질인데. 인신공양을 하지 않고서야.
재앙:우리가 오고난 다음 여기 주인이던 부부가 죽었어. (차고 쪽을 가리킨다)
백람:(많은 것이 1줄에 개성의없게 축약되었구나 하며)
가관이네요. (^^) 경왕께서도 이미 아시겠지만, 제 힘도 이젠 공간 밖으로 나가질 못합니다. 인간들이 또 특이한 짓을 벌여놓은 모양인데...
주술을 해제할 방법은, 찾았습니까?
KP:그러고 보면… 오늘따라 유가 많이 다치지 않았던가요? 못에 다리를 긁히거나, 뺨에 상처가 나거나…
재앙:못찾았으니 아직 갇혀있지. 헛짓거리를 할 수록 유가 다치더구나. (지끈 두통이 올라온다) 나는 전혀 다치지 않았는데 말이야.
재앙:
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백람: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KP:우연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유가 다친 것은 당신이 바라던 것을 이룬 직후거나 직전이었습니다.
당신이 유의 기운을 억누를 때 어렴풋이 느낀 바에 의하면, 이 공간은 한 사람에게 불행을 전가하여 다른 사람에게 행운을 주는 기이한 공간입니다.
백람:그러네요. 멀쩡해 보이십니다. 이리 부르기에 당신이 죽을 지경이기라도 할 줄 알았건만.
유: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아, 이건…)
쾅, 쨍그랑!
KP:식당 밖에서 무언가 큰 것이 깨진 듯한 소리가 납니다.
핸드아웃 - 자체 행운 시스템을 공개합니다.
욕실에 불이 들어오도록 하거나 찾기 힘든 물건을 찾게 하는 것도 의 영역이었다면,
신을 소환하는 것은 어떤 대가를 받아갈까요?
백람:오,
방금 굉장히 엿같은 힘이 움직이는 것 같았는데요.
KP:유, HP - 3
재앙:(누가봐도 개빡친 모습이었지만 진정하고 유를 보러간다)
KP:계단 옆 벽에 달려있던 조명이 떨어져 유를 덮친 것 같습니다.
제때 피했는지 치명상을 입지는 않았습니다.
유:(금색 눈을 감고, 반대쪽 눈으로 앞을 본다.) 막았어요. (한쪽 팔이 잔뜩 상처입기는 했어도.) 꽤 ... 화나신 것 같네요.
백람:(재앙 봄) 곱게 좀 키우라니까 이게 뭡니까?
재앙:네게 화난게 아니란다. (조심스레 튄 유리를 털어주고 안아 올린다)
유:방해물이 될 생각은 없었는데 상황이 도와주질 않는군요. ..윽. (상처가 눌리지 않게 자세를 고쳤다.)
백람:그래, 괜찮아. 전부 내게 화나신 것 같거든. 늘 그랬잖아? (어깨를 으쓱였다.)
잠깐 볼까요.
응급처치
기준치: 70/35/14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오 이거 안 털어진다.
누구 하나 죽기 전에 빨리 나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만. (봄.)
재앙:
응급처치
기준치: 60/30/12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유:(눈을 뜨고 있으면 더 아픈 것 같다, 안긴 김에 눈도 내리감는다.) 이야기는 잘 마치셨나요.
KP:유가 눈을 감으면 금색으로 빛나는 알갱이들이 상처를 향해 모여들다가 금방 흩어져버립니다.
재앙:... 그래. (흩어지는 알갱이를 바라보다가 백람을 향해 시선을 돌린다)
백람:그럼. (슥 고개 돌려서 마주보고 소근거린다.) 여기 힘이 전혀 안 통하잖아요. 어쩔 겁니까?
재앙:빨리 해결방법을 찾아서 나가야지. (분노를 꾹꾹 누른 채 속삭인다.)
백람:명색이 신이 셋인데 웃긴 꼴이네요...
위를 둘러보던 중 아닙니까? 가세요. 유는 제가 들 테니.
재앙:(상처가 눌리지 않게 조심하며 넘겨준다)
유:(옮겨지다가…) 신이 셋?
백람:응? 신발 갖고 싶었나? (^^)
재앙:(눈으로 헛소리 하지 말라고 비속어 하는 중)
(2층으로 올라가 부부 침실의 캐리어를 마저 살펴본다_
유:내려주셔도 괜찮아요. 다리까지 다치지는 않았거든요. (아까 다친 발은 외면한다.)
KP:캐리어를 열어보면 알렉스와 헬렌의 짐이 대량으로 쏟아집니다. 주로 옷가지와 비상약입니다. 그러나 어딘가 불길한 모양의 나무상자나 투박한 자루같은 것이 눈에 띕니다.
백람:무거우면 알아서 버릴 테니 걱정 말고.
재앙:(나무상차를 들어 살핀다)
KP:피크닉 바구니의 마녀 버전이 이럴까요. 무언가를 계량하는데 쓰는 은수저들과 기묘한 향의 말린 허브들. 그리고 초가 가득 차 있습니다. 상자의 맨 윗부분에는 빈 칼집이 놓여 있습니다.
재앙:(레터 나이프 칼집이 이건가?)
KP:아닙니다.
재앙:(자루를 열어본다)
KP:말라 비틀어진 동물의 발이나 독특한 모양으로 잘린 나무조각이 가득 차 있습니다.
백람:아, 저겁니까? (옷장 본다.)
소환의 매개가 된 물건. 흐으음... 기운이 비슷한 것도 같고, 하지만 이 정도로는 약한데...
재앙:(나무상자와 자루를 발치에 툭 던져놓는다)
백람:뭐... 이걸로 소환하라고요?
재앙:어림도 없겠지. (느릿한 시선으로 둘러본다)
재앙: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이 방 전체에서 희미하게 이상한 냄새가 납니다. 화학약품의 냄새입니다.
재앙:(물건의 냄새를 맡아본다. 이것들 향인가?)
KP:아닙니다. 방에 무언가를 뿌려놓은 것 같습니다.
백람:(쇠사슬을 툭툭 건드려보다가) 아무래도 힘들겠네요. 매개를 일깨우려면 대상을 지정하기로 약속된 도구가 있을텐데, 여기 있는 것들은 아무리 둘러봐도 아닌 것 같고...
아래에서 본 것 없습니까? 함께 사용될 만한 물건.
KP:유의 힘이 돌아오려 했던 때, 그가 손에 무언가를 쥐고 있지 않았었나요?
재앙:(욕실앞에서 오래된 단검을 가져온다)
유:(돌아오는 기척이 느껴지면 문 방향으로 고개를 틀었다가 다시 힘을 뺀다. 단검을 보고서도 아무 말이 없다. 자신이 그걸 쥐었었다는 사실조차 잊은 낯이다.)
재앙:(나무상자의 칼집에 단검이 맞게 들어가나?)
KP:꼭 맞게 들어갑니다.
유:… 내려주세요. (다치긴 했지만 .. 계속 안겨있고 싶지는 않다)
백람:(대충 바닥 치우고 내려줌) 움직이진 않는 게 좋아. 상처가 덧날테니.
유:(바닥에 앉아 올려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재앙:
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쇠사슬과 테이프가 교차하는 모양이 어떤 … 문양처럼 보입니다. 단검으로 쇠사슬 정중앙을 끊어내면 문양을 파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백람:아. (퍼뜩)
이거 문양이었습니까? 누가 이렇게 너덜너덜하게 뜯어놨대?
유:(무엇이라도 말하려다간 신음이 새어나올 것 같아서 고개만 기울이고 만다.)
재앙:(잠시 유를 보고 단검으로 쇠사슬 정중앙을 끊어낸다)
쇠사슬 중앙을 끊어내자,
아래층에서 무언가 넘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주의깊게 들어보면,
헬렌이 우는 듯한 소리입니다.
아직 살아 있던 걸까요?
어떻게?
백람:... ... (조용히 돌아고는, 입 모양만 움직인다. 죽었다며)
재앙:... ... (표정만 찡그린다. 내가 착각했을리 없는데.)
백람:이 공간은 지나치게 우리의 영혼을 자극하고 뒤트는 구석이 있어서... 유, 잠시만. (재앙을 방 밖으로 잡아끈다.)
와봐요.
재앙:(따라 나간다)
백람:죽었다면 저것은 필시 혼백일 터고, 아무래도. (방 문을 닫고 턱짓하며) 유의 힘이 멋대로 사용되는 중 같은데,
없애두는 게 좋지 않습니까? 혼백을 마주쳤다간 또 얼마나 영혼이 깨어날지 모르는데.
달칵,
문이 닫힙니다….
재앙:(예민하게 닫힌문으로 고개를 돌란다)
문 안쪽에서 희미하게.. 문을 두드리는 듯한 소리가 들립니다.
재앙:... ... (헬렌에게 가보라는 듯 백람에게 손짓하고 닫힌 문에 귀를 기울인다)
백람:악귀일지 모를 혼백에게 저 혼자 가라고요? 악귀 둘 되어서 오면 저인가보다 하십시오. (^^)
(내려갑니다.)
KP:문 너머로 열기가 넘실댑니다.
문틈으로 검은 연기가 새어나옵니다.
너무나 익숙한 것입니다.
재앙:검은 연기를 보자 주저 없이 문을 연다)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잠긴 것처럼요.
열기가 점점 더 진해집니다.
KP:문을 부수지 않으면 안쪽을 살피지 못할 것 같습니다.
2
문을 두드리던 소리가 천천히, 조금씩,
느려집니다.
재앙:(문을 거세게 걷어찬다)
KP:근력 매우 어려움 판정입니다.
재앙:
근력
기준치: 85/42/17
굴림: 1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문을 걷어차 부수면 불타고 있는 침실이 보입니다.
불길은 기묘하게도, 방 밖으로 번지지 않습니다.
불길 중앙에 몸을 웅크리고,
오래 전에 상처입었던 눈을 한 손으로 누르고 있는 인영이 보입니다.
KP:재앙 또한 현재는 평범한 인간에 가까우므로, 불타는 방 안에 아무 방비 없이 뛰어들어갈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2
재앙:(계단 앞으로나와서는) 백람.
백람:(다시 느긋한 걸음으로 돌아오다가 마주쳤다.) 음? 무슨 일 일어났습니까?
재앙:불이야. (도우라는 듯 까딱)
백람:(어깨 너머를 한 번 보고, 인상을 미미하게 찌푸리고) 화려하게도 피우셨습니다. 이번엔 또 무엇을 지워버리려고 하셨는지...
재앙:내가 한 짓이 아니니 문제지.
백람:(이건 주술적인 불인데. 미소가 약간 비뚜름해졌다.) 이러려고 데려온 것 아녔습니까? 진실과 함께 통째로 묻어버리려고 이리 외지고 수상하기까지 한 곳을 고르신 줄 알았는데요.
늘 이런 식이지 않았나... 새삼스럽지도 않은데.
재앙:이번 생은 불길에서 마감하고 싶은가보구나.
백람:네, 바로 이런 식으로.
유가 이번 생에서 기억을 되찾으면 이리 불붙여 살해당한 것까지 고스란히 다음 생에 떠올릴 테니, 그 전에 잿더미로 덮어버리고 싶거든 서두르셔야겠습니다. 안 그렇습니까?
재앙:네 놈은 몇번째 생이든 참으로 한결같구나.
(그대로 어깨를 치고 가며 욕실에서 물을 받을 만한 것을 찾는다)
KP:29
백람:참, 성질머리는. 알았어요. 끌 테니까. 저 애가 죽는 걸 보는 건 나도 유쾌하진 않거든... (손가락을 까딱 움직인다. 방 안으로 태풍을 옮겨오듯, 비바람이 몰아치고 불길과 맞닿는다.)
대신 이번에는 말해주시겠습니까?
KP:욕실을 둘러보면 구석에 긴 호스가 있습니다. 수도꼭지에 연결할 수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방 안에서 생겨난 비바람에 불길이 조금 잦아들지만, 아직 모자랍니다.
4
재앙:수도꼭지에 호스를 연결하고 물을튼다. 호스 끝을 붙잡고 불길에 가져다 댄다)
KP:호스 끝에서 나온 물길이 불을 진화합니다.
불이 꺼져 검게 그을린 방 안에 유가 웅크리고 있습니다.
유:….
재앙:(조심스럽게 유의 뺨을 쓰다듬는다)
KP:열기 속에 있었는데도 뺨이 차갑습니다.
유의 발 아래로 새까만 어둠이 고여듭니다. 당신과 백람에게는 익숙할 현상입니다. 유의 생명이 꺼져갈 때마다 보아왔으니까요.
… 그러나, 고여들던 어둠은 천천히 다시 흩어집니다.
아직은 처음으로 돌아갈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처럼요.
유:(천천히 눈을 뜬다.) … 아. (목소리가 잔뜩 갈라졌다.) 저는 아직 살아 있나요?
재앙:(손을 잡고 소중하게 고개를 숙인다) ... 그래.
유:나가고 싶어요. 이곳에 있으면 기분이 이상해..
KP:유의 뒤로 옷장문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안쪽으로 길고 긴 계단이 이어집니다.
백람:말 잘 듣는 인형이 되었군요. 불쌍하게도... 이러라고 알려준 것이 아닌데.
유:……? (알았던 사실마저 무의식 깊은 곳으로 가라앉았다. 본 것과 들은 것을 모두 잊고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지 말라 이르던 목소리가…)
백람:(문 너머를 바라본다. 계단의 끝에 도달하면 하나의 악몽은 끝나겠지만, 글쎄, 그게 정말 끝일까. 천천히 입꼬리를 끌어당긴다.) 유, 궁금하지 않아? 왜 이 사람을 믿어야만 한다는 기분이 들다가도... 또 한없이 두려워지는지.
재앙:... ... (천천히 백람을 돌아본다)
백람:이 사람을 신뢰하며 사랑하는지, 불신하며 증오하는지... 궁금하지 않아? 너라면 알 자격이 있지 않나?
(고개를 숙여 속삭인다. 그래봤자 재앙에게도 들릴 소리건만.) 돌아올 수 있는 것은 지금 뿐이야. 이 밖에서는 제약이 조금, 많거든.
유:…. (멍하게 앞을 보다가 고개를 든다. 두 눈 안쪽에서 붉은 색채가 어른거린다. 그 많은 생 동안 단 한 번도 가진 적 없었던 색. 그가 가졌어야 할 모든 힘을 억눌러 태워버린 빛깔이. 또다시 차오르다 사그라든다.) …왜..
나는, 저, 는. 원망하지 않… (어지러워.) 믿으니까, 믿지 않으니까..? (그의 손을 뿌리칠 수 없어. 뿌리치고 싶지 않아. 뿌리치고 싶어. 도망치고 싶어.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거지?)
…… 알고 싶어요.
백람:이런. (천천히 숙였던 몸을 세워 재앙을 내려다본다. 입가에는 어느새 활짝 피어난 미소를 머금은 채.) 그렇다는군요. 재앙.
나는 유가 불러온 것이라서요, 유를 위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는데.
재앙:이번 생도 이리 되는구나. (억누른다 한듯 사라지는 것이 아니니 당연하지만. 탐탁찮다는 듯 백람을 본다. 천천히 유의 손을 놓아준다.)
백람:하하, 하하하... 너무 순순히 놓으신 것 아닙니까. 그래도 옛정이 있으니 아예 뜻을 무시하기는 또 제 마음이 아픕니다. 그러니 이렇게 할까요?
당신이 털어놓을 진실을 고르십시오. 내 거기까지만, 일러줄 터이니.
어떻습니까? 어디까지 드러내야 바닥을 드러낼 성 싶습니까? 무엇을 가장 감추고 싶던가요?
말해보세요. 당신의 소중한 아이가 묻잖아요.
유:(빈 손을 가만히 내려다보다가 재앙에게 시선을 돌린다. 몸은 상처입었고 혼에는 상흔이 새겨졌지만 아직 살아있기에,) 당신을 두려워하면서도, (물을 수 있다.) 곁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건.
감춰진 진실 때문인가요?
(물과 불, 상반된 힘 사이에 억눌린 작은 힘이 살고자 요동친다. 깨진 그릇 안에 아주 조금 고인 물처럼, 거의 남지 않았더라도.) 무언가 떠오르려 할 때마다 몸이 타오르듯이 아픈 것도...
제게 무엇을 숨긴 거죠?
말해주세요!
재앙:(물끄러미 바라본다. 저번 생에서는 어떻게 했더라. 그땐 가 죽었고, 어떤 생에는 내게서 도망쳤지. 기억을 떠올리고 나면 초연한 표정으로 보았고, 기억이 없을땐 그저 작은 아이일 뿐인데.) 여기 오는게 아니었어. (작은 혼잣말.) 네가 떠올리면 타오르는 듯한 통증은 아무것도 아닐거란다. 내 방식대로 널 지켰지만 항상 내 뜻대로 되진 않더구나.
유:… 무슨 말이에요?
뜻대로… 지키다니?
재앙:죽을때 까지 아무것도 모르는게 네게 가장 좋은 생이 되었을 거란 뜻이지. 너 또한 신의 그릇인지라 쉬이 넘어가는 법이 없었어.
인간의 몸으로 신의 기억을 지닌 생이 어디 쉬웠겠느냐.
너는 유독 연약하지 않았니.
유:무슨, …윽. 아파…. (몸을 움츠렸다. 눌리고 거부당한 힘이 가시를 세운다.) 신의 기억?
농담하시는 건가요? 그런 말장난이나 듣고 싶었던 것이,
아.
아악!
비명과 함께,
유가 양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몸을 웅크립니다.
유:(상처가 벌어지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팔을 올려 머리를 감쌌다. 바닥으로 눈물이 떨어진다.) 아, … 아파.
힘을 빼앗고 기억을 짓누른지 반나절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인간이 감당할 수 있을 기억이 아닙니다.
밖이었다면 당신이 아는 ' 유 '의 모습으로 돌아왔겠지만.
이 공간에서도 '유'가 돌아올 수 있을까요?
백람:(시작됐나. 유를 지켜보다가 짧게 웃었다. 연기되고 말았던 유흥이 이제야 재개되었다. 손수 막을 올려주었건만, 어느 분이 다시 내려버린 까닭에.) 이번에는 자네가 어떤 선택을 하려나. 하하... 슬슬 지겨운데 이왕이면 본 적 없는 새로운 반응이면 좋겠군요.
유:4
파지직,
전선이 합선되는 소리와 함께…
머리를 감쌌던 팔이 아래로 떨어집니다.
퓨:
기준치: 35/17/7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재앙:
기준치: 35/17/7
굴림: 97
판정결과: 대실패
백람:
기준치: 50/25/10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둘이 유를 살피던 그 때,
유의 등 뒤에 있던 옷장 안에서 기이한 기운이 일렁거립니다.
말도 안되게 커다란 소리가 온 집 안에서 일제히 울리며 귀를 먹먹하게 합니다.
재앙과 백람은 본능적으로 깨닫습니다.
이것은 분노입니다.
백람:옛날 생각 안 납니까?
그러니까 그거 이름이... 비르사였나? 옛날에 그거 같이 잡을 때. (하하.)
재앙:... ... (대답하진 않아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무언가 잘못되었습니다.
백람:조금 다르군. 그땐 ■■ ■■였건만 이건... 나와 더 가까운데? (하하하.)
유를 살피고 있었던 건 당신들뿐만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이 공간을 지배하는 자가 분노합니다.
신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지만 두 사람의 육체는 한낱 인간.
죽고 싶지 않다면 빠져나갈 길을 찾아야 합니다.
백람:(무어라 중얼거린다. 욕 같다.) 감히 밑바닥 혼종 따위가 다시 내 유희를 방해해...
그만두죠. (쯧. 들으란 듯 혀를 차고 유를 수습해 부축한다.) 청연이 이리 불결한 것을 내버려 둘 리가 없으니, 하늘의 눈을 피해 숨어든 것입니다.
다시 업이 땅을 가르며 하늘을 덮는 꼴을 볼 순 없으니 저희 선에서 처리해야만 하겠습니다. 유희는 다음 생으로 미뤄드릴 터이니.
KP:백람이 유를 부축해 지탱하자마자 유의 발밑이 무너집니다. 아슬아슬했네요.
재앙:(앞장서서 발을 디딜만한 단단한 바닥을 찾는다. 나약한 몸이란. 불쑥 올라오는 불쾌함을 누르고 방밖 상황을 살핀다)
KP:방 밖의 상황은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요.
백람:(인간의 욕망이란 손바닥 보듯 훤한 것이라. 불러들이는 방법이 있다면 다시 돌려놓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재앙을 돌아본다.) 죽은 부부라는 인간들, 어딘가에 삿된 것들을 죄 쫓아내는 방법을 모아두었을 텐데요, 짐작가는 곳 없습니까?
유일한 통로까지 무너지는 것도 금방이니 빨리 생각해줬으면 하는데요.
재앙:일단 서재로 가보지. (들여다 보지 않은 곳 중 있을 만한 곳. 무너지기 전에 빨리 찾아야 한다.)
KP:서재로 들어오면 알 수 없이 울렁거리고 불쾌한 느낌이 듭니다.
양쪽 벽면을 책장으로 채운 서재입니다. 들어오면 정면에 책상이 놓여 있고 책상 뒤로 커다란 테라스가 보입니다. 책상의 맞은편 벽에는 현대적인 추상화가 걸려 있습니다.
재앙:(책장부터 살핀다. 수상하거나 알수 없는 언어로 적힌 책으로.)
재앙:
자료조사
기준치: 85/42/17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유:(서재로 이동한 후에야 정신을 차렸다. 멍한 눈으로 앞을 바라본다.) 여긴..
KP:장식물이나 오래된 책들이 많이 보입니다.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단순한 공예품이라기보단 어딘가 기분나쁜, 오컬트적인 장식이 많습니다.
어떤 직선들이 가로지르고 있는 고서적을 찾아냅니다. 자주 펼쳐본 장이 닳아 있습니다. 일부분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재앙:(읽어본다)
◈:[...악마란 어느 물건에나 깃들 수 있고 어느 것이든 줄 수 있다. 조건을 제대로 정하지 못하면 더 큰 것을 뺏길 수 있다. 악마에게 영지와 제물을 바치더라도 결국 때가 되면 숭배자를 원하게 될 것이다. 이때 추방할 수 있는 의식을 적어둔다. 이 의식은 위험하니 악마를 만족시키는 법이 더욱 안전할 수도…]
KP:악마 추방 의식에 대한 정보를 얻습니다. 악마 추방 의식을 거행하려면 악마가 깃든 사물이 놓여있는 제단에 열쇠를 꽂아 문을 열고, 시전자가 주문을 외우면 됩니다.
영구적으로 정신력 1D5를 소모하며, 기본 성공률은 15%입니다. MP를 바쳐 확률을 올릴 수 있습니다. MP 1당 5%의 확률이 오릅니다.
고서적 사이에서 종이 한 장이 떨어집니다.
재앙:(주워들어 살핀다)
KP:행운을 비는 표식에 관한 내용입니다. 알파벳 H 모양을 겹친 느낌으로 중심이 근원이 되고, 근원이 무너지면 주술이 실패하니 조심하라 쓰여져 있네요.
옷장의 표식과 비슷한 모양입니다.
백람:(만족시키는 법이 더욱 안전까지 읽고 픽 웃었다.) 거 봐. 나를 더 닮았다니까.
재앙:(고서적을 빠르게 읽고 책상을 살핀다.)
KP:사무용품이 깔끔하게 정리된 목재 책상입니다. 화면 대기중인 노트북이 올라와 있습니다. 옆에는 구형 전화기가 놓여 있습니다.
유:(주춤거리며 다가와 백람의 손을 잡았다가 혼자 놀라 손을 뗐다. 왜 … 잡아야 할 것 같았지?)
재앙:(유를 힐끔 보고는 노트북을 켜본다. 도움이 될 만한 정보가 있나?)
백람:음? (어깨를 천천히 다독였다.) 벌써 괜찮아진 건가? 허약하기만 한 줄 알았더니. 비가 오잖아.
KP:노트북은 켜지지 않습니다.
화면 대기 모드인 채 그대로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것 같습니다.
유:비가…. 빗소리가 점점 더 거세져요. (테라스 밖을 보며 불안한 듯 떨다가 시선을 돌렸다. 무엇 때문에 비가 싫은지는 알 수 없었다.)
재앙:... ... (애초에 불은 물과 상성이 맞지 않다. 울렁이는 속을 무시하고 추상화를 살핀다.)
KP:물감이 찍히거나 흩뿌려진듯한 느낌의 현대적인 추상화 입니다.
액자가 조금 떠 있단 생각이 듭니다.
재앙:(추상화를 들어 안쪽을 살펴본다)
KP:추상화 뒤를 보면, 가운데에 인간 하반신 위로 커다란 천칭이 자라난 듯한 괴이한 생명체가 앉아 있으며, 주변에서 그것을 숭배하고 있는 듯한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검고 부정한 바람이 그것을 감싸고 점점 혼란의 소용돌이로 몰아갑니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불쾌해집니다.
이성 판정 (1/1d2)
재앙: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 (신이었을 적 인간들이 숭배하던 것도... 이런 느낌이었을까.)
KP:이성 -1
이곳은 책과 잡동사니를 모아두었을 뿐,
빠져나가는 통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재앙:(부부 침실로 돌아온다.)
백람:아직입니까? 곧 초상치를 것 같은데요.
재앙:초상이라도 치르면 호상이니 통로 열 생각이나 하는게 어떠니.
백람:그건 자기 발로 들어오신 분이 할 줄 아셔야 하는 게 아닐지?
그런데 통로라면 아까 연 (옷장 가리킴.) 저거 아닙니까? 들어가라고요? (쟤 화난 것 같은데 표정으로 봄.)
재앙:(질문이라고 하나?)
(일단 들어간다... 죽기야 하겠어.)
KP:통로를 따라 아래로 내려갈까요?
재앙:(내려간다)
KP:지하로 내려가면 끔찍한 광경을 목도하게 됩니다. 재앙과 백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광경일지도 모르지만요.
지하에는 부패된 사슴 사체들이 목에 못이 박혀 네 벽에 걸려 있습니다. 사슴 사체에서 흘러내린 오물과 피로 뒤덮인 바닥에는 잔가지들이 둥지처럼 원을 그리며 꽂혀 있습니다. 그 위로는 그저 뭉텅한 촛농에 지나지 않는 초의 흔적이 있으며, 촛농더미는 점점 높아져 산처럼 불룩 솟아오르는 형상입니다. 촛농의 산 위에 올라 있는 건 기묘한 금저울입니다. 가부좌를 틀고 앉은 인간의 하반신상 위로는 천칭이 뻗어 있습니다. 천칭은 한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백람:아.
새어나오는 기운의 정체는 이거였나... 이게 진짜 매개였네요.
KP:이 모든 광경을 본 당신은 이성 판정 (1/1D5+1)
재앙:
SAN Roll
기준치: 68/34/13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백람:
SAN Roll
기준치: 90/45/18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재앙:
rolling 1D5+1
(
4
)
+1
=
5
(그렇고 그런 눈으로 백람봄)
백람:뭐요.
재앙:사람몸으로 태어났으면 사람 흉내라도 내보는게 어떻니.
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재앙은 이 상황을 완벽하게 이해합니다.
백람:난 항상 당신보다 일찍 기억을 찾는 걸 잊지 말라고요.
재앙:
광기의 발작 - 실시간
발작적 행동이나 감정 폭발
1D10 라운드 동안 웃거나, 울거나, 비명을 지르거나 하느라 다른 행동은 전혀 못 합니다.
For 5 rounds.
KP:재앙은... 15분간 감정이 격렬하게 날뜁니다.
유:(가장 뒤에서 따라가다가 뒤늦게 이 광경을 목격했다.)
백람:아이고. 이쪽은 보통 제일 늦었고. (맞다. 깨지던 것을 억지로 붙여 놓았지. 아직 인간의 정신에 인간의 몸이 유지되고 있다는 걸 뒤늦게 생각해내고 뒤따라오는 유의 눈을 슥 가린다. 반은 이미 봤을 것이다.)
KP:반만 본 유, 이성 판정 (1D3/1D4+1)
재앙:(저까짓게 감히. 그래. 감히 밑바닥 버러지 만도 못한 혼이 날뛰는게 불쾌하다 못해 참을 수 없을만큼 화가 올라왔다. 으득 이를 간다.)
유: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5
광기의 발작 - 실시간
중요한 사람:
1D10라운드 동안 곁에 있는 사람을 자기의 중요한 사람으로 착각합니다.
For 5 rounds.
3 (재앙 백람 제단)
백람:청연 네놈이 보고싶어지는 날이 올 줄은 정말 몰랐는데
재앙:청연. (오래된 이름을 들으니 순간 웃음이 나온다. 그리움일까. 사람의 몸이되 사람으로 살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지긋지긋한 기억들. 목에 핏대가 선다.)
촛농의 산에서 솟구친 기운이 유를 덮칩니다.
유:아. 나의… (눈을 가린 손을 떨치고 제단을 향해 비척비척 걸어간다.)
백람:아이씨 가관이네
(후. 먼 하늘이라도 바라보며 신세한탄을 할까 했건만 어디로 고개를 돌려도 역겨운 - 허나 익숙하긴 한 - 풍경이라 짜증이 솟구친다. 머리를 쓸어올리는 몸짓이 이번 생은 물론, 오래 전부터 유지하던 약간의 고상한 척도 남아있지 않은 망나니같은 품위를 보였다.) 지겨우면 제물로 바칠 테니까 숙지해.
(냅다 재앙에게 주먹부터 갈깁니다.)
근접전(격투)
기준치: 75/37/15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재앙, 정신력 판정.
재앙: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일시광기가 사라집니다.
재앙:... ... (백람의 멱살을 잡고 그대로 주먹을 내리꽂는다.)
근접전(격투)
기준치: 75/37/15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백람:(피할 의지가 없었는지 고스란히 주먹이 꽂힌다. 클클거리며 웃는다.) 보아하니 정신은 들었군.
재앙:후. (깊은 숨을 내쉬고 입에 고인 피를 탁 뱉어낸다.)
백람:악마가 깃든 물건, 그 단검 아닌가? 뭐해. 저대로 유를 제단에게 바쳐서 나가거나 단검을 바치고 위험을 감수하거나... 선택할 시간 아닌가?
다만, 저것을 쫓아내고 난 후에 유에게 또다시 어떤 원망을 듣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하하하!
네녀석들은 언제나 한껏 어긋난 뒤에야 정신을 차린단 말이야. 질리지도 않나!
유:(두 사람이 투닥거리는 사이 천칭 가까이 다가가 천칭에 손을 댄다. 동공이 텅 비어 자신의 의지를 상실한 모양새로.)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KP:이성 -1
재앙:(급하게 유를 잡아 당긴다. 망할 자식. 정신이 있으면 유 부터 막을 것이지. 그래. 도움 받았다는 걸 부정할 순 없겠으나 고맙다는 소리는 절대 나오지 않았다.)
백람:내가 다 선택하면 네놈은 뭐하러 윤회하나? 내게 맡기고 청연과 함께 승천이나 하지. (하하하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선택이 무엇인지는 익히 알았다는 듯이.)
KP:유가 부정한 악마가 깃든 천칭에서 떨어집니다. 그를 잡아당기며 천칭을 보면 가벼운 쪽에 재앙의 이름이, 무거운 쪽에 의 이름이 새겨진 나뭇조각이 올라가 있습니다.
유:(눈을 빠르게 깜박인다.) 재앙…? ..윤회?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7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곳은 저택 내에서도 '무언가'의 힘이 가장 강한 공간.
잠시 동안 이지를 잃었던 그릇이 제게서 쏟아진 것을 뒤늦게 되찾으려 듭니다.
지하의 어둠이 한때 그것을 다루었던 자에게 힘을 불어넣습니다.
죽음은 본디 그에게 가장 가까웠던 것.
수많은 죽음과 피를 먹고 마신 악마에게
기억을 찾은 어둠은 얼마나 먹음직스러운 먹잇감일까요?
유:백람, 청, 연…. (자신을 끌어당긴 재앙을 밀쳐내며 품에서 벗어난다.)
지금까지 어떻게, … 왜? (셀 수 없을 정도로 겪었던 죽음, 힘과 기억이 억눌리고 혼에 남은 흔적이 덮였던 순간들, 알지 못하도록 눈을 가린 상대. 그 모든 기억이 삽시간에 몰아쳤다.)
재앙:... (제 품을 벗어난 유를 본다.) 찾았구나.
천장이 요동칩니다.
곧 무너질 것처럼요.
재앙:(이 곳이 유의 본질과 가장 맞닿은 곳이기 때문일까. 지금까지 준 자극에 비해 기억을 영 못찾는가 싶더니 기어이 찾았군. 영 상황이 좋아보이진 않지만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 단검을 틀어쥐었다.)
KP:단검을 제단에 꽂고 주문을 외울까요?
재앙:(제단에 단검을 있는 힘껒 꽂아넣고 주문을 외운다.)
당신은 단검을 촛농의 산에 꽂고 주문을 외우려 합니다.
그때 네 벽에 꽂힌 사슴 사체들이 일제히 울부짖으며 몸을 뒤틉니다.
채 떨어지지 못한 내장이 역겨운 소리를 내며 떨어지고,
사체들은 벽에서 벗어나려는듯 뼈가 없는 다리로 벽을 밀어냅니다.
그중 한 발굽이 마침내 그것을 성공합니다.
무거운 사슴사체가 유를 감싸듯 그 위로 떨어집니다.
떨어진 사체는 살아 있는 듯 꿀렁이며 썩은 살로 유의 몸에 달라붙습니다.
다른 사슴 사체들은 그때부터 침을 흘리며 웃기 시작합니다.
재앙:
SAN Roll
기준치: 63/31/12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KP:이성 - 1
백람:
SAN Roll
기준치: 90/45/18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이성 감소 없습니다.
유:
건강
기준치: 70/35/14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KP:유가 의식을 잃습니다.
주문을 외우면, 영구적으로 정신력 3를 소모하며
기본 성공률은 15%입니다. MP를 바쳐 확률을 올릴 수 있습니다.
확률을 올릴까요?
백람:이런 거 자주 했었는데. (부패한 사체와 별다를 것이 없다. 끌끌거리며 웃는 얼굴이 인간이 맞기는 할지.) 맡겨둘 테니 그쪽은 네가 해결해라.
(떨어진 살덩이를 맨손으로 파헤치며 유를 잡아끈다.)
재앙:(마력 14를 바쳐 확률을 올립니다.)
KP:확률 70%가 오릅니다. 현재 성공률은 85%입니다.
의식을 잃은 유가 사체 밖으로 끌려나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알 수 있습니다. 의식을 성공하지 못하면 이 일이 반복될 것입니다.
재앙:(유가 빠져나오는 것을 보면 천천히 주무을 외우기 시작한다. 분노로 목소리가 조금 떨렸을지도 모르겠다.)
악마 추방 의식 Roll
기준치: 85/42/17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주문을 외우면,
일시적으로 저울의 균형이 수평이 됩니다.
날카로운 금화가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재앙과 백람은 지금이라면 별장 밖으로 나갈 수 있단 사실을 알아차립니다.
마치 악마가 당신들만을 허용한 듯 합니다.
기억을 되찾은 유를 두고 밖으로 나아가,
다시 처음부터 키워낼까요.
아니면 …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와 함께 나갈 방법을 찾을까요?
이제 이번 생에서는 유의 기억을 지울 수 없습니다.
선택해야 합니다.
백람:... (딸그랑! 경쾌하기까지 한 소리가 들린다. 열렸나? 망설임 없이 유를 잡은 손을 놓고 밖으로 향할 듯 발걸음을 옮겼다가, 뒤를 돌아본다.) 뭡니까?
잘 된 일 아닙니까. 기어이 되찾아 버렸는데...
이번 생은 실패한 거, 다음 생에 더 고분고분한 인형으로 키워내면 되겠네요.
당신이 바란 게 이런 거 아닙니까?
재앙:(백람을 보고 시선을 돌린다. 그대로 두고 가는 것이 합리적일텐데. 이미 엎지른 물은 새 물을 떠오는 것이 현명하다. 예전에도 그랬고 몇번이고 반복했던 일 임에도 발걸음을 잡을만큼 고민이 되는 이유가 무얼까. 이 아이가 직접 알고 싶다고 내게 물었기 때문에? 나약하고 위태로운 아이가 밖으로 나가 무얼할지 궁금해서? 이런 핑계를 댈만큼 고민하는게 이상한 일이라는걸 알지만...) 유야. (세걸음쯤 떨어진 거리에 선다.)
(의식이 없는 유의 뺨을 가벼이 쓸어본다. 너는 나가고 싶을까. 아니면 왜 저를 살려냈느냐 원망할까.)
(그렇지만 너는 이미 대답을 했지 않니.) 비가 그치면 돌아가자고 했으니... 이제 그만 집으로 갈까?
백람:(바라보던 얼굴에 표정이 옅어진다. 무감함을 넘어 투명하기까지 한 얼굴로, 우두커니 서서 내려다볼 뿐이다. 마치 자신에게 건 말이기라도 한 마냥, 대답을 들은 것마냥 말한다.) 왜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는데. 눈을 가리고, 귀도 가린 채로, 당신이 원하는 것만 보여주고 의도한 것만 들려주고. 그리 실컷 키워놓은 주제에.
이쯤이면 깨달을 때가 되지 않았습니까?
유는 무분별한 죽음을 방관한 탓으로 그 업을 쌓아 끝없는 윤회마저 이리 죽음을 몰고 다닙니다. 끝도 없이 주변의 이들이 죽어나가며 거기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신의 영혼인 우리 정도일까.
그럼 당신의 업은, 당신의 죄는 무엇일 것 같습니까?
지겹게도 사랑해버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살아있는 미물들을.
백람:그러니 항상 유는 당신의 손에서 빠져나가 죽어버리고, 당신은 기억을 찾은 채로 같은 고통을 느껴야만 합니다. 그게 우리의 업이지요.
어떻습니까?
이 지겨운 윤회, 아직도 끊어낼 결심이 서지 않습니까?
재앙:앞으로 나아가다 겁이나 뒤돌면 깊은 무저갱이 아니길 바랄 뿐. ... 수많은 인간 생에 하나쯤은 내가 버리지 않았다고, 곁에 있어줄거라 일러주길 바라. (신일 적엔 만들어주지 못했고, 지금의 유에게는 그것이 공포일지 모르겠지만.) 과거의 업을 우리 입으로 말하는건 이 아이에게 너무 잔인한 일이니까. (조심스러운 손길로 애틋하게 유의 머리칼을 넘겨준다. 인간의 몸으로 너무 오래 있었어. 신으로서의 인격이 한겹씩 벗겨질 때면 권능을 잃었음에도 속에 꽉 막힌듯 답답해졌다.) 백람. 너는 끝내고 싶으냐.
백람:끝낸다라. (아무런 감정이 떠오르지 않는 얼굴을 모로 기울였다.) 당신은 유를 사랑하니 번번이 지키겠다며 그 아이를 억눌러 놓고, 유는 영문도 모른 채로 주변인의 죽음을 견뎌야 하며, 신의 영혼을 먼저 깨우는 당신은 죽지도 못한 채 그 아이의 죽음을 지켜봐야 해.
순서를 바꿔도, 빼돌려도, 죽이고 자극해봐도 변하지 않더군요. 업이 더 쌓이거나 풀리는 일도 없었고. 우습지...
그런데, 기억나십니까? 평생, 그 다음 평생, 그렇게 억겁의 시간을 이 땅에서 보내기로 선택한 것도 나입니다. 이젠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도 기억나지 않지만, 그나마 못해먹겠다며 돌아버릴 정도로 질리지는 않았습니다. 됐습니까.
재앙:족쇄처럼 이어진 업이야. 끊어낼 수도, 도망칠 수도 없는 업보단 눈앞에 보이는 이를 원망하는게 쉬울테지. (적어도 유 주변에 죽은이들을 수습하는 것쯤은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인간의 기준으로 납득이 가니까. (그리고 이러는 편이 유의 옆에 있기 더 쉬웠다. 이제 어떤 것이 유를 위한 것이고, 어느것이 제 욕심이었는지 경계조차 희미하다. 그저 유의 가장 강렬한 감정 또한 제 것이고 싶은 이기심이 여기까지 끌고 왔을지도 모른다.)
너도 참으로 기구해. (삐딱한 말이 다시 튀어나온다) 이미 반쯤 돈듯하니 질리지 말고 끝까지 살았음 싶구나. (기억이 없는 유를 옆에서 지키고 있도라면 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이 한명쯤은 계속 곁에 두고 싶어지기 마련이니까.)
나가자. 정신 사납다. (상처가 눌리지 않게 조심스럽게 유를 안아든다.)
천칭이 발작하듯 흔들리더니 줄이 끊어져 접시를 떨어트립니다.
유와 재앙의 이름이 적힌 나뭇조각이 튀어 오릅니다.
의식의 마지막은 열쇠 역할이 된 단검을 뽑는 일입니다.
재앙은 단검을 제단에서 뽑아내고 유를 안아듭니다.
백람:뱉었네. 시시하긴.
(천칭을 발 끝으로 툭툭 걷어차더니 픽 웃었다.) 가세요. 깨어난 이후는 혼자 알아서 감당하십시오. 할 만큼 했는데 매번 원망 듣기도 억울하던 참이라.
이것, 아예 사라지진 않았으니 온 김에 자근자근 밟아놓겠습니다. 그게 내 몫인 듯 싶어서.
재앙:알아서 할터이니 헛짓하다 죽지 말고 시간 지나면 다시 보러오너라.
(훌적 미련없는 걸음으로 밖으로 나간다.)
백람:가는 길에 적적할까봐 문제 하나 드리겠습니다, 재앙.
그대들의 일이야 그대들 것이고, 그대들 업도 그대들 것이니,
그럼, 나의 업은 무엇일 것 같습니까?
계단 근처부터 천장, 그러니까 1층의 마루가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굉음과 멈추지 않는 빗소리 사이에서
당신은 귓전을 때리는 웃음소리를 들은 것만 같습니다.
달립시다.
이곳을 빠져나가기 위해서.
계단을 올라 무너지는 마루를 달립니다.
가구들은 넘어지고 전등과 전깃줄이 위험하게 추락합니다.
먼지를 들이쉬는 것도 개의치 않으며 당신은 현관문의 손잡이를 잡습니다.
문을 열기 위해 손을 내밀면 당신은 알게 되겠지요.
낸 적도 없는 직선의 상처자국이 당신과 유의 손바닥을 똑같이 절반으로 가르고 있습니다.
문이 열립니다.
그와 당신의 행운,
더하고 빼서 0입니다.
갚을 빚은 이제 없습니다.
… 유를 살린 대가는 남았겠지만요.
비는 그쳐 안개로 변하고 안개는 새벽빛에 희석됩니다.
멀리서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립니다.
같은 피투성이의 손을 한 당신들에게 행운을 빌어요.
ENDING B. 네게 손을 줄게 내게 손을 줘
재앙, 유 생환
백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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