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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맹세

2023-06-13

이것만 알아주세요.
모든 것은 그저,
당신을 위해서 그랬어요.

장르: 서가

감독: 엔레

출연: 데보라 디타 도에, 아르테사 플로 솔레드

(GM):어서오세요
시:와아~ 시트를 찾는 중이에요 분명 여기 어디 있었는데…
(GM):그리고 대성공의 색을 보며
분명 여기 어디 있었는데…
시:눈치가 빠르시네요...
(GM):하핫…
디디는… 구국의 영웅으로서 은퇴하여 영주가 되었고요
아르테사는… 평생 디디를 주군으로 모셔 온 기사예요
대충 그런 설정입니다
시:구국의 영웅 디디.
디디야.. 어쩌다가.
(GM):디디: 그렇게 됐어!
시:넣다말고 추천기능 보러가요
(GM):관듣자랑 대인기능이요
시:음! 원래 시트에서 고친 부분
하나도 없지만
어떻게든 될 거예요
(GM):음!
파이팅입니다.
시:다했어요
(GM):굿입니다
안 보이지만 얘도 땋은 머리가 되었어요
슬슬 출발할까요?
시:아르테사는 마음의 준비를 못했겠지만 저는 했어요 좋아요.. ..사담은.. 카톡갈래요
준비되셨다면 충성의 말 한마디?
아르테사:(잠시만... 내 성격. 어땠더라.) … 주군. 이제 와서 새삼 충성의 말까지 해야 해(주변 봄)요?
데보라:그런 거지. (네 성격을 찾아주기 위한 여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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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툴루의 부름 팬메이드 시나리오
w. 백결
:: '그래서 내가 전에도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저 자는 전쟁밖에 모르는 야만인이오!'
'그런 자에게 땅을 하사하시다니, 폐하도 참.'
숨을 내뱉을 때마다 퍼져나가는 입김.
:: '말이 지나치십니다. 나는 한 영지의 영주로서 이 자리에 있습니다.'
이른 아침의 햇살이 당신의 발끝에 닿아 부서져 내립니다.
:: '영주? 하! 언제부터 이렇게 작은 촌부락도 영지 취급을 해줬단 말이오?'
데보라:'말이 좋아 변방의 영지지, 실상은 북방 민족이나 도망자들이 숨어드는 곳 아니오.'
(GM):레드썬!
:: '말이 좋아 변방의 영지지, 실상은 북방 민족이나 도망자들이 숨어드는 곳 아니오.'
이미 겨울은 끝자락이 다 와 가건만,
설산을 곁에 둔 이곳은 여전히 한겨울처럼 칼바람이 불어 옵니다.
:: '영웅의 귀환도 다 한물 간 소리지.'
'전쟁이 끝난 지금, 당신은 이런 촌구석이나 돌보는 버림패란 걸 아직도 모르오?'
:: '영지민의 행동은 곧 영주의 겨울이오.'
'어떤 결과를 가져오든 받아들여야 할 거요.'
얼어붙은 몸에 감각이 없어질 때쯤,
복도를 울리던 고함이 잠잠해지고 문이 열립니다.
끼이익 나는 소리는 영원히 열리지 않을 것만 같던 문이 열리는 순간의 소리 같습니다.
하나둘 나오는 사람들의 얼굴을 확인해 봐도, 기다리던 사람은 보이지 않는군요.
반갑지 않은 얼굴들이 한 번씩 탐사자를 일별하더니,
마지막에 나오던 하인이 아르테사의 발치에 침을 뱉고는 사라집니다.
아무래도 제 주군은 아직 회의장에 남아있는 모양이죠.
아르테사:…하아. (열린 문을 응시한다. 참지 말고 뒤집어 엎을걸. 전쟁 중에는 나서지도 않던 치들이 무얼 안다고.)
디타… (자연스레 말 놓다가 정정한다.) 데보라 님? (주변에 누군가 있을지 모르니 말 높이기.)
안쪽에 앉은 이는 조용합니다.
영주로서 진중한 표정을 짓고는 있지만,
가늘게 떨리는 눈가로부터 당신은 쉬이 그의 불편한 심기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꾹 쥔 주먹이 아파 보이네요.
조금 늦게 그가 고개를 들고, 평소와 같은 낯으로 돌아옵니다.
데보라:솔레드 경. (…) 오래 기다렸나.
아르테사:제 의무입니다.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는 말은 안 했다. 다 나갔는지 먼저 확인한다.)
데보라:(흘금 밖을 내다보는 듯싶더니 고요해진 회의장을 나선다.) 새삼스럽군. 아르테사, 가서 쉬어. 추웠겠다.
(그리고는 서재로 성큼성큼…)
아르테사:밖보다야 낫죠. (성큼성큼 따라 걷는 걸음 뒤로 땋은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그렇게 쥐면 손톱 자국 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장갑은 착용했나?)
데보라:(장갑 낀 손을 확인해보더니) 안 났어. 장갑 튼튼해. (뾰로통…) (서재로 쏙 들어간다.)
최근 늘 이런 식입니다.
격주로 열리는 귀족 회의에서는 의미없는 기싸움이 난무하고,
끝나면 디디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서재로 쏙 들어가 버리죠.
오늘의 다른 점이라면 상대 귀족의 말이 지나쳤단 정도일 겁니다.
처음 디디가 영지를 하사받았을 때는 다들 호의적이었는데,
뭔가 문제라도 생긴 걸까요.
복도는 고요하고, 갈 수 있는 곳은 서재회의실입니다.
아르테사:튼튼해도. 디타아. (데보라가 쏙 들어간 서재 문을 허망하게 바라보다가 한 걸음 물러섰다. 지금은 혼자 있도록 둘까…. 회의실로 간다.)
아르테사는 회의실로 향합니다.
길게 이어진 책상 하나와 여러 개의 의자가 정리되어 있는, 평범한 회의실입니다.
직전까지만 해도 엄청난 언쟁이 오갔지만요.
처음에는 주변 영주들이 디디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디디의 회의실에서 모이기로 한 거였지만,
지금은 그런 불결한 곳은 갈 수 없다며 오지 않는 귀족도 생기고 있습니다.
책상의자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아르테사:험한 말이나 할 거면 오지 말지. (정말로 오지 않아도 문제지만. 다른 영주가 앉아있던 의자를 괜히 발끝으로 툭 찼다. 다른 의자들을 살펴본다.)
의자 위에 놓여 있던 신문이 팔락 흔들립니다.
영주가 전쟁을 그리워 해 밤마다 살인을 하고 다닌다는 헛소문이 대문짝만하게 실려 있네요.
아르테사:허?
그리워 할 게 따로 있지. 이런 헛소문을. (신문을 꾸깃꾸깃 구기다가 다시 펼친다. 신문사 어디야?)
이런 좁은 마을에는 신문사도 하나뿐입니다.
아르테사가 아는 그곳이겠죠, 뭐.
아르테사:(미간을 좁힌다.)
(탁 소리가 나도록 신문을 내려놓고 책상도 살펴본다.)
책상에는 아직 치우지 않은 회의 자료가 남아 있습니다.
뒤숭숭해진 영지 분위기에 대한 안건이 맨 앞에 있네요.
디디의 영주의 자질을 의심하기 위해 조작된 허위사실들이 실려 있고,
그걸 또 믿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면서 분위기가 흉흉해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최근엔 아예 주민들이 한 번 들고 일어난 까닭에, 주변 영주들까지 다 알게 되었죠.
아르테사:(다 아는 내용이겠지만 그래도 다시 봤다. 다시 봐도 참.) 이상하지…. 누군가 디디를 몰아넣어, (없애고 싶기라도 한 것처럼.)
(그래도 일단은 회의 자료니... 정리해서 한쪽에 밀어놓고 회의실을 나섰다. 서재로 가기 전에 우유라도 데워서 가져갈까나.)
자료를 정리해 두고 회의실을 나섭니다.
주방은 1층입니다.
아르테사:(성의 주방으로 가서 우유를 데운다. 꿀도 … 있나? 있으면 한 스푼만 넣는다.)
대낮인데도 성 안팎으로 부는 칼바람 탓에 벽에 걸린 촛불들이 다 꺼져 어둑어둑하네요.
우유를 데우고 꿀도 한 스푼 넣고 나면, 데운 우유(꿀 첨가) 완성입니다.
그때 사용인 아이가 쪼르르 다가오더니 말을 겁니다.
아이:저기, 솔레드 경….
요새 주인님이 통 잠을 못 주무시는 것 같아요.
밤마다 자꾸 성안을 돌아다니시는데, 방법이 없을까요?
아르테사:주군께서? (의아한 낯으로 사용인을 마주했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성 안을 돌아다닐 성정은 아닌데. 몽유병이라도 생겼나.) 음…. 방법은 모르겠지만(정말 모르겠다).
그런데 주군께서 주무실 시간이라면 너도 잘 시간이잖아. 밤에 복도에서 마주하기라도 했니. (흘러가는 투로 물었다.)
데보라:…솔레드 경도 방법을 모르면 어쩔 수 없죠. (시무룩.) ……앗, 제가 주방에 야식 가지러 왔던 건 비밀이에요…!
(GM):레드썬! (2)
아이:…솔레드 경도 방법을 모르면 어쩔 수 없죠. (시무룩.) ……앗, 제가 주방에 야식 가지러 왔던 건 비밀이에요…!
아이는 쫑쫑 도망가버립니다.
아르테사:(무슨 야식 가지러 왔는데? 못 물어봤다.)
범인은 범죄 현장에 다시 돌아온다더니…
그런 거죠.
아르테사:(말하는 동안 적당히 미지근해진 우유를 들고 서재로 간다.)
2층의 서재로 올라갑니다.
암막 커튼이 쳐져 있는 창문, 사방을 둘러싼 책장.
그 사이 소파에 앉아, 공연히 서류를 뒤적이는 디디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침의 일로 심기가 상해서 그런지, 영 집중하는 것 같진 않지만요.
아르테사:(소리 낮춰 부른다.) 디타.
데보라:……플로. (시선을 흘끔 옮겼다가) …서재에 물도 차도 아니고 우유를 들고 오면 어떻게 해, 바보야.
아르테사:꿀도 넣었어. (책에 쏟으면 끝장나는 종류만 모았다.)
데보라:맙소사. (서류를 모아 치운다.)
네 몫은?
아르테사:없는데? (서류를 치운 자리에 잔을 올린다.) 어차피 지금은 집중도 안 되잖아. 차를 들고 왔으면 이거, 안 치웠겠지. (서류들을 흘끗 보고 시선을돌린다.)
데보라:넌 나를 너무 잘 안다니까……. (투덜투덜.) 네 건 왜 안 가져오고? (앉으라는 듯 옆 소파를 가리킨다.)
아르테사:나, 일단은 영주의 기사인데… 호위라도 서야 하는 거 아닌가. (라고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옆 소파에 앉았다.)
데보라:꿀우유를 만들어 와 놓곤 무슨 소리야. (잔을 들어 천천히 마신다.) 어차피 객도 다 나갔고…. 에잇, 따분해. 그 못된 아저씨(;)들.
아르테사:(키득거리며 웃었다.) 아아. 정말이지, 어린애를 전장에 밀어넣었으면서 그런 소리들이나 하다니. (이젠 너나 나나 다 컸지만.)
데보라:못됐다니까. (따라 키득거린다.) 영지엔 이교도들이 득실거리고, 영지 밖엔 그런 아저씨들이 득시글하고. 각박하네, 어른 되기도.
아르테사:심지어 춥기까지 해.
(이리저리 쌓여있는 서류를 단정히 정리한다.) 각박한 사람들 보기 싫어서 회의만 끝나면 여기 틀어박히는 거야?
데보라:응. 어차피 서류는 봐야 하니까. …오늘은 텄지만. 이거 마시니까 졸려…. (퀭…)
아르테사:누가 너 요새 못 잔다던데. 정말이니? (일어나서 담요 찾아온다.)
데보라:응… 몰라, 예민해졌어. 누가 방문 앞으로 지나가기만 해도 깬다니까. (투덜거리며 우유 다 마신다.)
아르테사:(전장에서보단 덜 예민해진 것 같지만 그런 말은 안 하고) 오늘은 텄다. 자러 가.
침실까지 바래다 드릴까요, 주군? (장난기어린 어조로 묻는다.)
데보라:됐어요, 솔레드 경. 아, 맞아. 시킬 거 있어.
아르테사:일이구나아. (일이구나.) 뭔데?
데보라:(잔을 내려놓고 손끝으로 무릎 툭툭 두드리다가) 영지 좀 살펴보고 와 줘. 이교도가 폭증해서 진압할 타이밍도 놓쳤어. 어떻게 돌아가나 네 눈으로 좀 봐야겠다.
아르테사:오.
데보라:…아, 기사 정복은 눈에 띄니까 다른 옷 입고 가고.
난 한숨 잘래애……. (비척비척 일어난당….)
아르테사:(비척비척 일어나는 걸 지켜보다가 조금 웃었다.) 그래. 그럼… 변장의 귀재, 명 받아 다녀오겠습니다. (멋지게 인사한다.)
(자러 가는 거 보고 가야지.)
데보라:내가 기사가 아니라 변장의 귀재를 뒀군. 잘 갔다와. (설렁설렁 방으로 간다….)
아르테사:(뒷모습 보다가 옷 갈아입으러 간다. 기사 정복은 눈에 띄지...)
아무래도 기사 정복은 그렇죠…
아르테사는 옷을 갈아입고…
성 밖으로 향하나요?
아르테사:(진압 타이밍을 놓쳤으니 수가 더 늘어났으려나. 옷을 갈아입고 성 밖으로 향한다.)
변복하고 성 밖으로 향합니다. 갈 수 있는 곳은 광장, 길드, 장터, 주택가, 빈민가입니다.
아르테사:(영지의 분위기를 살피기 위해 광장 부터 간다.)
아르테사는 먼저 광장으로 향합니다.
깔끔하게 닦인 마차용 도로 한가운데에 분수대가 자리한, 그린 듯한 광장이지만…
요즈음에는 종교의 자유를 외치는 사람들 때문에 시끌벅적합니다.
한 구석에서는 아이가 오늘자 신문을 팔고 있네요.
아르테사:(먼저 오늘자 신문부터 산다.)
동전 한 닢이면 살 수 있는 오늘자 신문입니다.
그런데, 어라? 헤드라인이 좀 다르네요.
아르테사:?
영주가 밤마다 돌아다니는 것을 보았다는 목격담들과, 관련된 실종자들 명단의 사이…
그는 정말 귀환한 영웅인가?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마을을 망치고 있는 사람이 영웅일 리 없다고 주장하고,
누군가는 영주를 의심하다니 제 집에 불을 지르는 일이라고 반박하네요.
또한 신문에 따르면, 실종자들의 공통점은 국교의 신자이거나 영주를 노골적으로 싫어했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아르테사:…… (밤마다 돌아다녔다면 내가 알았겠지. 실종자들의 공통점에 시선을 두다가 문득, 생각하고 만다. 영주를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실종되고 있다면.)
흠. (…반대로 보면 몸을 감추고 무언가를 준비하는 모임 아닌가. 우리 성에는 이만한 사람들을 몰래 가둬 둘 곳도 마땅치 않은데.)
눈물나게도 그 말이 사실입니다.
지하 감옥? 구색만 맞춘 셈이죠… 입주자가 없습니다.
아르테사:(사람 가둬놓고 먹이고 재울 비용이 있으면 창을 새로 달았겠지.)
아니면 비밀 공간? 성에 당신이 모르는 곳ㅇ아야
아픕니다.
아르테사:(내가 모르는 곳을 만들려면 땅굴을 파서 새로 공간을 만들어야 할 텐데 그러기엔 시간도 돈도 없다.)
게다가 당신 몰래 공사를 할 틈도 없습니다.
다른 곳을 더 둘러볼까요? 목격담은 주로 장터의 사람들로부터 나온 모양입니다.
아르테사:(신문을 마저 읽는 척 하면서 종교의 자유를 외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집중한다.)
비슷비슷한 구호만 반복해 외치는 사람들입니다. 종교의 자유를 달라. 종교의 자유를.
디디가 아직 진압하지 않았다는 것은 암암리에 승인해주고 있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이렇게까지 시위할 일인가요?
게다가 국교를 정한 교황이 아니라 고작 촌구석의 디디에게 이렇게 많은 인원의 시위라니,
영 어색한 느낌입니다.
아르테사:(오… 중앙 보내서 해보라고 하고 싶다. 중앙 신전에서 넘어가 주실까 아니면 목을 자르려 드실까.)
(내가 보기엔 후자다.)
아무래도, 음, 네.
안 내걸리면 다행입니다.
아르테사:(신문을 접고 장터로 향한다.)
상점들이 줄줄이 위치한 장터입니다.
활기찬 분위기라기보다는, 어수선하게 웅성이는 분위기네요.
옆에서 누군가 수군거리며 대화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 '그거 들었어? 옆집 벤이 어젯밤에 실종됐대. 분명 영주의 짓일 거야.'
'그게 무슨 억측이요? 아무리 벤이 영주 욕을 입에 달고 살았대도.'
아르테사:(영주 욕을 입에 달고 살았어?)
:: '왜, 요새 영주가 밤마다 돌아다닌대잖아. 그렇다고 설마 입버릇처럼 죽는 날까지 국교의 신실한 신자리라고 공언했다고 해서 죽었겠어?'
대화하던 둘은 당신을 눈치챘는지 쉬쉬하며 대화를 끝내고는 각자의 가게로 돌아갑니다.
그때,
갑자기 뒤에서 뛰어오던 누군가가 당신과 어깨를 부딪치고는 대강 사과하고 다시 뛰어가 버립니다.
아르테사:(..?)
바람같이 지나간 자리에 쪽지가 하나 떨어져 있네요. 쪽지를 줍는다면 저 남자를 쫓아가지는 못하겠지만요.
물론 행운 판정으로 둘 다 시도해도 괜찮습니다. (^^)
아르테사:(나 일단 살아서 돌아온 기사인데 쪽지도 줍고 쫓아가기도 하는 건 무리일까?)
한번? 시도를?
아르테사:
기준치: 70/35/14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오늘은 당신의 날이 아닙니다…,
아르테사:(하긴. 기사 티를 내면 안 되니까.)
(쪽지만 줍는다..)
당신은 함 봐주기로 합니다.
쪽지 안에는 며칠 뒤를 가리키는 날짜와, 단 한 문장이 적혀 있습니다.
아르테사:...?
(이거 그건데.)
(누가 봐도 반란 일으키려는 비밀 조직에서 암호랍시고 정한 문장처럼 보이는데.)
플래그?
아르테사:아니어야겠지…. (추적해서 따라갈 수는 없을까?)
한 번 시도해봅시다.
아르테사:
추적
기준치: 20/10/4
굴림: 60
판정결과: 실패
(발자국도 안 남았네. 아깝다.)
어느새 이렇게 발빠르게 가버린 거죠?
이거 재능입니다. 반역의 재능.
아르테사:(디타. 이 동네 버리고 뜨자. 다른 나라 가면 더 잘 대우해줄 것 같다.)
그럴지도….
전쟁상대라 아닐지도….
아르테사:(.. 라고 영주에게 말할 수는 없잖아.)
아무래도 그런 편입니다.
여하간, 벌써 해가 지고 있습니다.
디디도 밤잠에 들 때죠. 성으로 돌아갈까요?
아르테사:(쪽지를 챙겨 성으로 돌아간다.)
성으로 돌아가는 아르테사…
아르테사:(타박...타박..)
돌아가던 중 피투성이의 사람을 목격합니다.
저 긴 주황색에서 검은색 그라데이션 땋머는… 디디?
아르테사:(디디..? 돌아가던 걸음을 멈추어 섰다. 전장에서의 습관대로 발소리를 죽이고 다가선다.)
그 사람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돌아다니다가…
당신을 목격하고는, 정체를 깨닫자마자 성밖으로 달려나갑니다.
아르테사:흠? (따라가자.)
아르테사 이동력 몇이었죠?
아르테사:(8.)
민첩(어려운 성공) 판정합시다(ㅎㅎ)
아르테사:(못 잡으면 오늘 잠 못 잘 것 같아.)
민첩
기준치: 75/37/15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다시 해.)
기사 가오가 있지 한 번 더 가봅시다.
아르테사:
민첩
기준치: 75/37/15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해냈다 우리애
아르테사:(해냈다.)
여자를 붙잡으면,
파충류처럼 눈이 노란 여자가 신경질적으로 팔을 뿌리칩니다.
여자:왜 이러세요?!
아르테사:(뿌리쳐?)(뿌리쳤어? 근력 대항 합시다.)
못 뿌리쳤습니다. (시작부터 지다)
아르테사:왜 도망가?
여자:(버둥버둥) 놔주세요, 이잇…
아르테사:그 머리카락은 뭐고. (빙긋 웃는다.) 우리... 진지한 대화가 필요할 것 같죠.
여자:다, 당신 기사님이잖아…! 지금 협박하는 거예요?!
아르테사:네.
아이구 귀여워
아르테사:달래는 건 주군 담당, 협박은 내 담당. 그러니 협박 맞아요. 피는 누구 피죠?
여자는 잔뜩 짜증스러워진 표정으로 무어라 중얼거리더니,
대답 대신 주문을 외우고는 그 자리에서 지워지듯이 사라집니다.
주문?
아르테사:…?
기절부터 시킬 걸. 입도 막을 걸.
아무래도 이교도의 무리가 아닐까 싶은, 사악하고 불결한 말들이었습니다.
아르테사:(아. 입 막으면 대답 못 하는구나.) 텄네…. (디디인 척 돌아다니면서 이상한 주문 쓰는 무리랑, 누가 봐도 반란 조직 암호처럼 보이는 쪽지랑, 영주 욕이랑..)
(험한 말)
텄네…….
아르테사:(따라갈 방법도 없으니 우선은 성으로 돌아간다.)
성 안으로 들어서서, 2층으로 올라가려고 하면…
눈에 익은 낯의 하인이 앞을 가로막습니다.
하인:기사님, 주인님이 주무시던 중에 뛰쳐나가셔서 통 돌아오질 않으십니다. 제발 주인님을 찾아와 주십시오.
정신력 또는 심리학 판정!
아르테사:
심리학
기준치: 10/5/2
굴림: 17
판정결과: 실패
... (행운 7 깎아봅니다.)
오래된 주인이 사라졌는데도 저렇게 침착하다고요?
게다가 이 타이밍은, 꼭 당신을 기다린 것만 같지 않나요?
이 사람은… 어쩌면 잘 짜인 연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아르테사:음. (빤히 본다.) 그 말, 책임질 수 있나?
하인:책임이라니요?
하인은 무표정한 얼굴입니다. 기묘하게 섬뜩한 기분이 전장에서 단련된 감을 건드립니다.
아르테사:(얼굴만 기억하고 돌아선다.) 찾아오죠. 그러니 쓸데없이 돌아다니지 말고 주무세요.
하인은 고분고분 대답하더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아르테사:(디타. 주변에 믿을 만한 사람 좀 두고 살아. 기왕이면 많이 두고 살아...)
데보라:(너 있잖아)
아르테사:(나밖에 없는 거 아니야? 속으로 한숨을 쉬며 데보라의 방으로 향한다.)
2층으로 올라가 보면, 침실로 향하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디디는 고른 숨소리와 함께 잠들어 있네요.
…예전보다 퍽 수척해진 모습입니다.
마치, 오랫동안 악몽에 시달려 온 사람처럼.
그나저나 눈 하나 깜짝 않고 이런 거짓말을 하다니,
그것도 익숙한 얼굴의 하인이…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습니다.
아르테사:(이불이나 잘 덮어주고 나온다.)
밤이 저뭅니다.
*
짹짹.
다시… 아침입니다!
성의 하루는 이전과 같이 돌아가고,
당신은…
아직 둘러볼 곳이 남았죠. 성 밖으로 향합시다!
아르테사:(보고는 한 번에 해?)
길드, 주택가, 빈민가까지 둘러보면 오늘 밤에 보고를 할 수 있을 겁니다.
아르테사:(오늘은...)
(주택가부터 간다.)
평일 낮이라 그런지 주택가는 한산합니다.
가끔 어린아이들이 뛰어 지나가고,
한쪽 구석에서는…
별로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치안대는 어디 갔는지 보이지도 않고,
한 소년이 덩치 큰 소년에게 마구잡이로 두들겨 맞고 있습니다.
큰 소년:그러길래 적당히 돈 많은 집 눈치 좀 보라니까! 왜 말을 안 들어!
평등? 평등 좋아하네. 그런 웃기지도 않은 소리나 할 거면 당장 손이 발이 될 때까지 빌고 와!
덩치 큰 소년은 그렇게 말하고는 손을 털고 가 버리고,
아르테사:(…?)
소년은 심하게 구타당했는지 그 자리에 그대로 쓰러집니다.
주변 사람들은 죽어가는 소년을 보고도 고개를 돌릴 뿐 누구 하나 나서려 하지 않네요.
아르테사:(치안이 이렇게까지 나빴던가? 소년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의료나 응급처치 판정이 가능합니다.
아르테사:
응급처치
기준치: 60/30/12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
(당황해서 그래. 다시 해.)
상처를 쿡 찔린 소년이 가물거리는 눈을 힘겹게 뜹니다….
다시 치료해 줘 볼까요?
아르테사:
응급처치
기준치: 60/30/12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상처를 감아 주자 좀 나아진 얼굴이 됩니다.
오늘의 아르테사…
변장은 까먹지 않은 것 같으니 OK입니다.
아르테사:일어났네. 왜 맞고 있어?
소년:…집을 뺏겨서요.
아르테사:(쪼그리고 앉아서 물끄러미..) 뺏겨?
소년:이방인들한테요. 다들 집 빼앗기지 않으려 눈치 보고 살잖아요. 어디서 왔길래 이런 일을 몰라요?
아르테사:밖에서 왔어. 모험 중. (그런 설정이다.) 여긴 처음 들렀거든.
소년:그래요? 별 시골에 다 왔네.
아르테사:이방인이 집을 빼앗아? 이상한 동네네.
소년:그러니까요. 갑자기 많이 생겼어요. 이방인들이 늘어나서 빈집이 다 사라지고, 집이 모자라게 된 거예요.
그래서 다들 눈치 보고 있는데, 그게 부당하잖아요. 그래서 항의하려고 했는데, 씨이… 무시하고 우리집을 빼앗아가지 뭐예요.
그래서 방금 우리 형이 엄청 화 내고 간 거예요. 평생 살던 곳인데. 치… 사과하러 가기 싫은데….
아르테사:(사실 우리 영지고 나는 성에서 왔지만.) 그래서 잔뜩 맞았구나. 흠. (이 아이 하나뿐이면 성으로 데려가겠는데 얘네 가족들까지 데려갈 수는 없을 것 같다.)
소년:치안대한테 건의를 넣어도 발뺌하고, 영주님께 보낸 건의는 몇 번을 넣어도 감감무소식이고. 살기 팍팍해요. 묵을 곳도 없을 테니 여긴 그냥 떠나요.
소년은 일어나 옷을 툭툭 텁니다.
아르테사:그럴까나. 이건 정보 값. (간식으로 챙겨온 사과 한 알을 꺼내 내민다.) 네 .. 전(지금은 집 뺏겼댔지.) 집은 어딘데?
소년:… (경계의 눈초리로 보다가 받아든다.) 감…사합니다. 왜요, 대신 뺏어주려고요? 됐어요. 이미 이방인이랑 한통속인 사람들 투성이에요. 봐요. (주변 사람들을 가리킨다.)
길거리에서 만나 수다를 떠는 부인들,
일터에 나가는 남자,
뛰어노는 아이들 모두가…
알 수 없는 종교의 복장을 하고 있습니다.
장터에서 본 것만 같은 옷이네요.
이건… 이방인들에게 점령당했다고 해야 할까요,
아르테사:저 옷은 나눠주는 곳이라도 있나. 많이 보이네.
아니면 이방인들의 저 종교에 점령당한 걸까요?
이렇게나 심각한 상황이 영주인 디디에게 전해지지도 않았던 걸까요?
소년:다 그 이방인들이 가져온 옷이에요. 꼴보기도 싫지만.
아르테사:떠나고 싶진 않아?
소년:가족이랑 살던 대로 살아야죠, 어떻게 떠나요.
아르테사:그렇구나... (치안대도 점령당했나.) 알겠어. 기회 되면 또 보자. (손 흔들고 빈민가 쪽으로 향한다.)
소년은 끄덕이더니 아까 덩치 큰 소년이 향한 쪽으로 걸어갑니다.
언제부터인지, 마을에 사람 수가 늘어나고 있었죠.
자연스럽게 영지 외곽에는 빈민가가 생겼고,
날이 갈수록 거대해져 지금은 어느 중소도시의 빈민가와 비슷해 보입니다.
아르테사… 은밀하게 들어가나요? 당당하게 들어가나요?
아르테사:(은밀하게.)
그렇다면 관찰력 판정입니다.
아르테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눈에 뭐가 들어갔을 수도 있지
아르테사:(눈에 뭐가 들어갔어. 다시 본다.)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은밀하게 들어온 아르테사는 빈집 하나를 발견하고 쏙 숨어들어갑니다.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된 것만 같은 엉성한 판잣집입니다. 창문 하나 없네요.
있는 건 간이침대와 옷걸이, 좌식 테이블 정도입니다.
아르테사:(전쟁 중에 자주 해 봤다. )
아르테사:(옷걸이부터 본다.)
옷걸이에는 시위꾼들이 입는 망토가 걸려 있습니다. 이 집 주인도 같은 종교인가 보네요.
챙겨가도 됩니다.
안 되지만 되는 것. 그것이 전쟁통이니까.
아르테사:(잠입하기 좋겠다. 자연스레 챙긴다.)
(좌식 테이블도 보자.)
테이블 위에는 일종의 약식 보고서 같은 종이들이 가득합니다.
남아 있는 건 최근 것들이네요. 어디 보자…
'2월 6일. 주택가에서 올라온 건의 파쇄 완료.'
'2월 14일. 주택가에서 올라온 건의 파쇄 완료.'
'2월 16일. 침실 주위 확보 완료.'
'2월 20일. 주택가에서 올라온 건의 파쇄 완료.'
'2월 21일. 주변 귀족 회유 완료.'
다음에 있는 건 오늘 날짜입니다.
'2월 24일. 둥지 트는 날 대기중.'
아르테사:글렀네.
(여기가 전장이었으면 후퇴하자고 했을 거야.)
빈집 뒤에는 무덤가가 조성되어 있고,
원한다면 바로 보고를 위해 으로 돌아가도 좋습니다.
아르테사:(건의는 전부 파쇄하고 주변 사람은 없애거나 회유해서 영주를 고립시켰다는 거지. 안 본 척. 보고서들을 제자리에 돌려놓고 무덤가로 간다.)
무덤가는 장례를 치를 돈이 없는 자들이 시체를 유기하는 곳입니다.
역한 냄새와 함께 시체들이 이곳저곳 쌓여 있습니다.
이성 판정. (1/1D3)
아르테사: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전장에서 수십 수백번도 더 본 풍경입니다.
이제 와서 놀랄 게 있을까요.
둘러보다 보니, 가장 최근에 버려진 듯 제일 멀쩡한 시체 하나가 눈에 띕니다.
아르테사:(시체를 뒤적여본다.)
(덤덤..)
무슨 의식이라도 치른 듯, 날카로운 칼로 피부를 가른 흔적이 남아 있고,
멀쩡한 곳엔 노란색의 액체로 알 수 없는 말들이 적혀 있는 시체입니다.
그는 억울하게 죽임당한 듯 저항한 흔적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성 판정. (0/1)
아르테사: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이 모든 흔적이 역겹게 느껴집니다.
아르테사:…뭐야?
시체의 품안에서는 국교의 독실한 신도에게만 주어진다는 세례 반지가 나옵니다.
아르테사:(알 수 없는 말들을 읽어보려 시도하다가 포기한다.) 아.
안에 이름이 적혀 있네요. '벤'.
아르테사:(국교 신도는 죽여 알 수 없는 의식에 사용하고, 아닌 사람들은 회유하거나 내쫓나?) 이거… (디타. 이런 짓까지 하는 이교도들을 도려내는 게 가능할까?)
(세례 반지를 챙겼다.)
망토와 반지를 잘 챙깁니다.
아르테사:(길드로 간다.)
길드로 가기 전에…
망토를 입을까요? 아니면 그대로 갈까요?
아르테사:(고민하다가 입어본다. 사이즈는 어떻지?)
조금 헐렁하지만 봐줄만합니다.
아르테사:(이제 내 옷.)
(다 입었다. 가자.)
냄새가 나는데도요.
망토를 걸치고 길드로 향하면…
처음 보는 사람들이 아르테사와 같은 옷을 입고 테이블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아르테사:(옆 테이블에 앉아 어제 산 신문을 보는 척 하면서 이야기를 엿듣는다.)
사교도:…둥지 트는 날에 맞춰서 준비를 끝냈대.
오교도:잘됐네. 이대로 순조롭게 가면 우리는 이단자들을 처단하고 저 성 안에 우리의 황색 왕을…
삼교도:그분을 함부로 부르면 안 돼. 그런데 그러면, 영주는 누가 맡는 거야? 대신관님이?
오교도:귀족 연합은 전부 자신들의 끄나풀을 앉히고 싶어하던데.
사교도:걱정하지 마. 아직 허수아비를 물색할 시간은 있을 거야.
아르테사:…….
삼교도:그래. 우리들의 신, … (작은 소리로) 황색 왕을 위하여.
사교도:우리들의 신, 황색 왕을 위하여.
오교도:그분을 위한 카르코사가 여기 임할지니.
아르테사:(뭐야?)
(신문을 내리고 옆에서 대화하는 사람들을 슬쩍 본다.)
평범한? 사교도들입니다.
당신의 눈길을 눈치채지 못한 듯 이내 시답잖은 이야기나 하며 시시덕거리네요.
그러는 당신의 앞에… 누군가 다가와 앉습니다.
아르테사:(귀족 연합도 이 일에 끼어 있나?) 응?
???:쉿.
아르테사:(눈 깜박..)
???:나는 위대하신 그분을 모시는 대사제님의 뜻을 전하러 왔다.
아르테사:(??????)
???:우리는 네가 누군지 알고 있다. 처음엔 제거할까 했지만, 쓸모가 있어 보여 살려두었지.
우리는 지금 대사제님을 대신에 공식 자리에 앉힐 허수아비를 물색하고 있다.
대신해. (혀씹음) 그 자리에 네가 오른다면 우리의 계획이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다. 네겐 명분이 있으니까.
그렇다면, 잘하면 영주의 목숨을 살릴 수 있을지도 모르지.
아니라면, 귀족연합이 영지전을 결심한 이상 영주의 목숨은 이미 죽은 목숨이다.
여기까지 설명했으면 알아들었겠지. 답은 대사제님을 찾아 직접 전하도록. (스르륵 사라진다.)
아르테사:(저기. 난 아직 질문 하나도 안 했는데. 저기요?)
쓸모라...
설상가상으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이제는 성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아르테사:(밤 새면 안 돼?)
디디가 당신의 보고를 기다리고 있는데도요.
아르테사:(알았어 갈게. 가면 되잖아.)
(터벅터벅 성으로 간다.)
빵끗
아르테사가 성으로 걸음을 옮기면…
반쯤 열린 성문과, 짓밟힌 정원이 보입니다.
1층 홀로 이어지는 발자국들.
깨진 유리 조각들.
몇 개 켜져 있지도 않던 촛불들은 모두 꺼지고,
홀 가운데에 걸려 있는 디디의 초상화에는 단검으로 꽂은 종이 한 장이 팔락이고 있습니다.
아르테사:(신경질적인 손동작으로 단검을 빼내고 종이를 살핀다.)
뻔한 내용입니다.
영주 데보라 디타 도에의 횡포를 저지하기 위해 귀족 연합이 결투를 신청하며,
방식은 영지전으로, 패자는 영지와 목숨을 내놓도록 할 것.
통보된 날짜는 예의 '둥지트는 날'입니다.
아르테사:…….
고작 이틀 뒤, 자정을 넘기면 다음 날이 될 둥지트는 날.
아르테사:아, 정말이지... 세상 살기 힘들다. (중얼거리고 단검을 챙겨넣는다.)
이틀 남았다는 거지.
말이 이틀이지 거의 하루입니다.
그래도 보고는 해야겠죠. 서재로 올라갈까요, 아르테사.
아르테사:(성문을 닫고 서재로 올라간다.)
서재로 올라가는 길은 흉흉한 바람소리와 함께 싸늘하기만 합니다.
활짝 열려 있는 서재의 문에서 흐린 달빛이 새어나옵니다.
서재로 들어서면, 여기저기 흩어진 서류들, 책, 어느새 내리기 시작한 비의 튀는 빗방울과…
엉망이 된 책상을 두고 뒤돌아 서 있는 디디가 보입니다.
발치에는 깨진 잔이 나뒹굴고, 단정하던 머리는 풀려 바람에 매섭게 흩날리고 있습니다.
아르테사:(문가에 서서 부른다.) …디타.
데보라:왔구나, 플로.
아르테사, 나의 친우이자 기사여….
…어젯밤에는 깨우지 않고 갔지? (희미하게 웃는 소리.) 영지는 어떻던?
아르테사:더 곪을 곳도 없겠던데.
나 이외의 사용인들을 회유하거나 없애 너를 성 안에 고립시키고, 영지에서 올라오는 건의들은 여기까지 닿기 전에 파쇄하고, 국교를 믿는 신자를 죽여 그 시체에 뭔지도 모를 주문을 써놓질 않나, 귀족들과 작당하고 영지전을 일으킬 준비를 한다질 않나….
(타박타박 다가가 창 밖을 내다본다.) 도려내기에도 늦었어.
영지민들은 집을 빼앗기고, 외부 세력은 영지 깊숙히 파고들었지. (차분하게 읊는다.) 그리고. (초상화에 꽂혀있던 종이를 흔든다.) 영지전까지.
(고개 살짝 기울이고..) 나도 제거하려 했다던데. 친우 겸 기사 없어질 뻔했네, 디타.
데보라:……참 많은 것을 듣고 보고 왔구나. (작게 한숨을 쉰다. 뺨을 차가운 빗방울이 두드린다.)
있잖아, 시킬 일이 있는데.
…나는 내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거든?
전장에 던져졌을 때도, 돌아오자마자 여기로 내쳐졌을 때도.
그런데 왜 이렇게 된 걸까?
(돌아선다. 평소와 같은 낯이다.) 떠나, 아르테사.
데보라:지금 떠난다면 네 목숨 정도는 구할 수 있어.
아르테사:있잖아. 나도 할 말이 있는데.
데보라:응.
아르테사:기절시켜서 들고 도망가면 화낼 거니?
데보라:응.
나는 영주의 책임을 다해야 해.
친애하는 솔레드 경, 너도 알잖아.
아르테사:그럴 거라 생각하긴 했지만… 진짜 너무하네.(한숨 폭) 친애하는 데보라 디타 도에, 내 주군.
데보라:그럼 어쩌겠어. (작게 웃는다.)
아르테사:(그냥 기절시키고 화내라고 할까. 디타는 진심으로 날 다치게 하진 못할 것 같은데...)
...
(생각 다 보이는 얼굴로 물끄러미..)
데보라:너 무슨 생각 하는지 다 보인다. 꿈 깨.
난 뭐 전쟁터에서 헛으로 구른 줄 알고? (꽁)
아르테사:으앗.
그렇지만 억울하잖아. 내가 널 어떻게 살렸는데. 여기서 죽게 두라고?
데보라:혹시 알아, 내가 혈혈단신으로 영지전에서도 승리해서 돌아올지.
아르테사:우와. 헛소리.
데보라:우와, 반응 심해.
아르테사:너는 영지민들 다치는 거 못 보겠다고 적 앞에 나아가서 목 바칠 것 같거든? (심한 말)
데보라:이거 진짜 심한 말이다. 야, 바보 아르테사, 내가 이미 이방인들 투성이인 영지민들을 위해서 (종알종알)
아르테사:위해서? (빠안)
데보라:…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다가) … 있잖아, 아르테사.
아르테사:네에, 주군.
데보라:…작전 상 후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아르테사:오.
데보라:그럼 나는 잃어버린 영지민들을 생각하며 악몽을 오래 꾸겠지만.
명예는 땅에 떨어지고 다시는 이 이름으로 살 수 없겠지만.
살아가는 게 힘겹고 지난한 나날이 될 테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해?
아르테사:음, 데보라. 들어 봐?
악몽은 이미 꾸고 있지, 명예는 저들이 다 깎아놨지, 살아가는 건 이미 힘겨워 보이는데.
장소만 바뀌는 거잖아. 옆옆옆 나라쯤으로 가서 새 삶 살자. 작전상 후퇴 안 하면 너보다 내가 먼저 죽을 걸?
…저들이 안 죽여도 열받아서 죽을지도.(중얼중얼)
데보라:죽는단 소리 함부로 하지 말래도.
……그래, 그러면.
……. 이번 한 번만 후퇴야. 알겠지, 아르테사.
다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
앞으로는, 정말로.
아르테사:(영지전 종이 팔랑팔랑 흔든다.) 보통 이런 건 주군보다 기사가 먼저 나서거든. 떠나라는 말 또 하면 그땐 친구 취소하고 주군이라고만 부를 거야.
데보라:가혹하네. (또 웃는다.)
아르테사:(서류더미 위에 종이를 내려놓는다.) 그럼, 짐 챙길까. 가다가 신전 보이면 어떻게 좀 해보라고 고발을….
…고발을 하자니 남아있는 영지민들이 걱정되긴 하네.
데보라:이제 와서? 나한테는 같이 떠나자고 종용해놓고.
아르테사:난 영주 아니라서 영주민들 책임 안 져도 돼. (말간 얼굴) 있지, 디타.
데보라:응, 아르테사.
아르테사:허수아비 영주 될 뻔했어. (말하면서 서재에서 챙겨갈 것이 있는지 본다. 음. 없어.) 너 말고, 나.
데보라:네가 순순히 허수아비가 되어 줄 리 없잖아.
아르테사:그러면 너는 살려준다던데. 인질을 잡고 말하니 별 수 있나. (주섬주섬 가방 들고 서재 비밀 공간에서 비상금 챙기고.. )
데보라:(알아서 제것까지 챙겨주겠거니… 하고 머리나 도로 땋는다.)
난 그런 거 안 믿을 건데.
아르테사:끝까지 안 간다 하면 기절시킨 다음 데리고 도망가려 했지.
데보라:……. (일부러 흐린 눈 뜨고 본다.)
아르테사:왜. 뭐.
데보라:바보.
다 챙겼어?
아르테사:아직. 기다려. (비밀 통로로 나가서 옷이랑 먹을 거랑 이것저것 챙겨 돌아온다. 3분 걸렸다.) 다 챙겼어.
데보라:빠르네. …전쟁 때 생각난다. (깜박이다가) 이만 떠날까? 우리.
아르테사:동서남북 중 어느 쪽? 북쪽은 빼자.
데보라:동쪽으로… 그럼 좀 따뜻하지 않을까.
아르테사:그래. (정문은 누가 살피고 있을지 모르니 비밀 통로로 발을 내딛는다.) 시키시니 여기에 발 붙이고 있기는 했지만, 역시 추운 곳은 나랑 안 맞아.
그럼 가실까요, 주군.
데보라:그러지, 아르테사 경.
여전히 겨울비가 내립니다.
공기는 차갑고, 바람은 한결 더 싸늘합니다.
비밀 통로로 성을 빠져나와 두 사람은 말을 달립니다.
동쪽으로, 동쪽으로.
해가 뜨고 이곳보다 조금 더 따스한 곳으로.
이것만 알아주세요.
모든 것은 그저,
우리를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PC, KPC 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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